전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던 말인데 어느새 우리는 전우가 되었구나.
까까머리에 어색한 군복 걸친 모습에 터져버린 웃음으로 교관에게 받았던 우리의 첫 얼차려 기억 나니? 사격장으로 향하며 너도 나처럼 입대 전날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것도 알게 됐지. 두려웠던 수류탄 투척 훈련을 앞두고 떨리는 내 어깨를 툭 치며 용기를 북돋워 준 너의 한마디가 나에겐 큰 힘이 됐다. 각개전투 훈련을 마치고 활짝 웃는 우리 모습이 국방일보에 실릴 즈음엔 네가 걱정하던 완전군장 행군도 마치고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퇴소를 앞두고 있겠네. 자대에 가서도 건강하고 언젠가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참! 엊그제 숙영텐트에서 다닥다닥 어깨 맞대고 누워 나눴던 부모님 이야기에 우리가 화생방 훈련 때보다 더 많은 눈물과 콧물을 흘렸던 건, 약속대로 비밀이다. 전우야!
지난 7일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야외교장에서 종합각개전투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이 활짝 웃으며 서로의 전투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