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아시아의 눈은 인천으로 향했다.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축제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기 때문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국가가 모두 참석한 첫 대회였던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은 아시아가 하나 되어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아 16일간 개최됐다.
그 후 1년. 또 하나의 세계스포츠대회인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고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대회 슬로건은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Friendship Together, Peace Forever)’이다.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150만㎡(약 45만 평) 규모의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경북 문경을 비롯, 경북 8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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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1회 세계군인육군5종선수권대회 개막식 장면 (사진=대회조직위) |
세계 대회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국제스포츠 행사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거는 기대도 크다. 지난 16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 대회의 의미, 추진과정 등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를 찾았다.
제42대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김상기 조직위원장은 먼저 이 대회의 의미에 대해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큰 해에 전 세계 군인들이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모여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염원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 세계인이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문화와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42대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김상기 대회 조직위원장 |
조직위에서는 ‘스포츠를 통한 우정’이라는 구호 아래 세계 군인들이 하나가 되는 행사인 만큼 역대 최고, 최대의 국가와 선수단이 참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134개 CISM 회원국 중 북한을 비롯, 83개국 8634명이 참가신청을 했으며 오는 8월 1일까지 계속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제6회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최소 비용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종목 중 군사종목 5개를 제외한 경기장은 신축하지 않고 기존 경기장을 보수해 활용하는 등 저비용으로 내실있게 치룬다. 문경, 영천, 괴산 3개 지역에 종목별 최단거리 및 국가별 특성을 고려해 선수촌을 배정한 점도 돋보인다.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10일간 열리는 이번 대회의 안전을 위해 경호안전 세미나를 여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군인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그렇다면 일반 대회와의 차이점은 무얼까? 조직위 박준석 미디어지원팀장은 “육상과 마라톤 등 익히 알려진 종목들도 진행되지만 일반 올림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종목들도 있다. 육군 5종, 해군 5종, 공군 5종, 오리엔티어링, 고공강화 군사 5종 종목이다.”라고 소개했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 3대 스포츠 대회이지만 대다수 국민의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체육행사보다 문화가 가미된 홍보가 효과적일 거라는 판단으로 ‘솔저댄스’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5월 4일까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UCC 솔져댄스 공모전 접수를 받는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 국민배우 안성기 씨와 인기 걸그룹 헬로비너스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학군장교 12기인 국민배우 안성기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
인기 걸그룹 헬로비너스도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홍보 대사로 위촉됐다. |
지난해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은 경북 영천에 위치한 육군 3사관학교에서 이번 대회의 프리대회 성격인 제61회 세계군인 육군5종 선수권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다. 세계 34개국 316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사격, 장애물달리기, 장애물 수영, 투척, 크로스컨트리 등 육군5종 경기를 통해 스포츠로 우위를 가리며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각국 대표들은 올해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릴 국군체육부대를 찾아 경기장을 둘러보며 내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개·폐막식 풍경은 어떨까? 공군에어쇼, 축하비행, 3군 의장대 및 공연으로 시작되는 식전 문화행사에서는 장병들이 대한민국 전통문화공연과 문경아리랑 등의 축하 퍼포먼스로 전 세계 손님을 맞는다. 공식행사에서는 군의 믿음직한 모습이 영상과 군무로 표현된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의 과거를 돌아보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감사를 감동의 드라마로 연출한다.
10월 2일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개막식은 대한민국 전통문화공연 등 한류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사진= 대회조직위) |
폐회식은 주요경기 하이라이트, 문화행사 등으로 선수, 임원, 지원요원 등 참가자 모두가 하나 되어 영광의 순간을 함께 보는 자리로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어울림행사와 불꽃쇼로 참가자 모두가 스포츠를 통한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며 10일간의 장정을 마무리한다.
김상기 위원장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군인이 참가하는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평화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저 비용으로 한류문화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알차게 준비하겠다.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국격 제고와 한류문화 전파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하겠다.”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150만 제곱미터(약45만 평) 규모의 국군체육부대 경기장 조감도 (사진=대회조직위) |
☞세계군인체육대회(Conseil International du Sport Militaire)
1948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 세계 군인들의 우의증진과 세계 평화 유지에 기여하기 위해 창립됐다. 회원국은 134개국. 우리나라는 1957년 2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1994년까지는 개별 종목별 대회로 실시해오다 1995년 이탈리아대회부터 올림픽처럼 종합스포츠경기로 확대해 4년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2011년 제5회 브라질대회에는 113개국 6,10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현역 군인만 참여 가능하다.
☞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Military World Games 2015, Mungyeong KOREA)
▲기간 : 2015년 10월 2일~10월 11일
▲규모 : 약 110개국 8,700여 명 참가 예정
▲장소 : 경상북도 8개 시· 군(문경, 포항,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예천)
▲경기종목 : 24종목
-군사종목 : 육군 5종 , 해군 5종, 공군 5종, 독도법, 고공강화
-구기종목 :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골프
-개인종목 : 사이클, 마라톤, 근대5종, 수영, 육상, 철인 3종, 요트, 사격, 양궁
-투기종목: 복싱, 펜싱, 유도, 태권도, 레슬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