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병사 1년에 4박5일간, 간부는 양성·보수과정서 받아
해·공군 병사 기초군사훈련 중 실시…자대배치 후엔 제외
지난해 첫 배출 육군 유격전문가 1년에 단 한 기수만 영예
교육사령부 신병교육대대에서 훈련병들이 강도 높은 유격훈련을 받고 있다. 공군 제공
육군간부들이 지난해 보병학교에서 진행한 ‘전문유격과정’ 중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육군보병학교 제공 |
봄과 함께 유격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육군 각 부대가 상춘의 봄 바람과 함께 유격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유격은 군 복무 장병은 물론 전역한 이들에게도 공포와 추억을 선사하는 훈련입니다. 최근 문화방송의 리얼 군대 이야기인 ‘진짜사나이’를 통해 군 복무 대상이 아닌 이들에게 훈련의 생생한 모습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TV에서 잠시 보여주는 영상만으로는 유격의 효과와 매력을 파악하기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격에는 장병들의 무용담과 TV 화면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의 숨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 병사 및 간부들 모두 훈련 대상
유격훈련은 병사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간부들 역시 유격훈련의 대상이 됩니다. 말 그대로 전 장병들이 훈련을 받아야하는 것이죠. 그럼 유격훈련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육군은 이에 대해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배양하고 전장상황아래 직면하게 될 장애물 극복능력과 지휘관을 중심으로 한 부대 단결력을 배양하며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소부대 전투지휘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장황하지만 간단하게 줄이면 ‘개인전투능력 및 소부대 전투지휘 배양과 부대 단결력 고취’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공군 역시 훈련의 목적은 육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공군의 경우 위의 설명에 팀워크와 도전정신이라는 공군핵심가치 구현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럼 유격훈련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육군의 경우를 살펴보면 유격훈련은 통상 ‘체력단련’과 ‘장애물 극복기술’, 그리고 ‘종합유격’ 과정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체력단련’ 과정에서는 유격체조와 참호격투, 뜀걸음, 행군을 시행하고 ‘장애물 극복’ 과정에서는 기초 및 산악 장애물, 야간방향탐지 및 유지 등의 훈련을 받습니다. 훈련을 수료한 모든 이들에게 악몽(?)으로 남아 있는 화생방 훈련도 이 과정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과정인 ‘종합유격’에서는 침투 및 습격, 매복, 정찰감시와 생존술 등이 있습니다. 이 ‘종합유격’은 부대별 임무 및 여건을 고려해 실시합니다. 해·공군 역시 육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해군 훈련병이 유격훈련 중 유격체조를 하고 있다. 해군 제공 |
● 해·공군 병사는 훈련소에서, 육군병사는 야전부대서 받아
그런데 유격훈련은 육군 장병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해·공군 장병은 물론 해병대 장병들도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유격훈련은 모든 군장병에게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란 의미도 됩니다. 다만 유격훈련을 받는 시기와 기간은 군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각군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겠죠. 우선 일반 야전부대 육군 병사들의 경우를 보면 1년 중 4박5일 동안 시행합니다. 육군훈련소에선 2004년 기초군사훈련기간(신병교육기간)이 6주에서 5주로 줄어들며 점차 유격훈련시간이 감소되다 2013년 8월의 기초유격훈련(8시간)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육군 간부들은 양성 및 보수과정에서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생도들은 양성과정에서 2주간, 학군과 학사 장교들은 초군반 시절 일주일 동안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여기서 양성과정은 장교임관 전에 받는 훈련을 말하고 보수과정은 임관 후 받는 병과특성화 교육을 말합니다.
해·공군 병사들은 육군과 달리 기초군사교육 기간 중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해군은 이 기간 중 총 8시간을, 공군은 10시간의 훈련을 받습니다. 해군사관생도는 1학년 군사실습 기간 23시간을, 학군사관 및 사관후보생들은 8시간을 받습니다. 공군은 학사사관과 학군사관 후보생들이 각각 32시간과 24시간의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해·공군 병사 및 간부들은 자대배치(실무배치) 후에는 유격훈련을 받지 않습니다. 이들의 임무와 역할이 육군과 다르기 때문이죠. 육군이 해·공군의 훈련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해병대 병사들은 기초군사훈련기간과 자대배치 후에도 유격훈련을 받습니다. 해병대 각 부대는 임무특성에 따라 1년에 2주일 안팎의 훈련을 소화한다고 합니다.
한편 군의 모든 훈련과정이 그렇지만 이 유격과정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발전합니다. 육군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한 60명의 ‘유격전문가’를 바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 유격전문가는 육군이 최정예 유격전문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1년에 오직 1개의 기수만 배출합니다. 미국의 레인저(Ranger) 과정처럼 전문화된 유격전문가 육성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에 들어간 과정이죠. 기존 2주간의 유격과정에 훈련 강도를 더하고 교관화 능력 배양 실습을 추가해 4주 과정으로 다듬었습니다. 이 과정에는 실제 헬기탑승 훈련 및 장애물 극복, 적지 생존술 등 실습위주의 훈련이 포함돼 그 강도가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이렇게 약 한 달 간의 고강도 ‘전문유격과정’을 수료한 간부들에게 유격전문자격증과 레인저(Ranger)의 영예를 부여해 자긍심을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