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군 간부들이 패용할 수 있는 약장은 지난 3월 말까지 36종이었으나, 4월 1일부터 총 61종으로 대폭 늘어났다. 국방부는 병영문화혁신 차원에서 초급장교와 부사관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군복에 패용하는 약장을 이처럼 크게 확대했다고 지난 3월 10일 밝혔다(본지 3월 11일 자 1면 참조). 초급간부들에게 군인의 멋과 자긍심을 더해줄 기회를 넓혔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 본지의 자매지인 국방저널 4월호가 다룬 국군 훈기장의 약장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
장성 지휘관 표창받으면 약장 OK!
표창 약장은 종래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참모총장 등 상위 훈격 위주였다. 대체로 10년 복무 미만의 간부들은 이 표창들을 받을 기회가 적은 게 사실이고 이 약장을 패용할 기회 또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국방부 조치에 따라 준장 이상의 지휘관 표창을 받으면 해당 약장을 모두 패용할 수 있도록 제정했다. 이로써 표창 약장은 3종에서 7종으로 늘어났다. 다만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건의한 참모 직위의 장성급 표창을 받은 장병에게 약장을 달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은 정책실무회의 등에서 검토하는 과정에서 제외됐다. 정부 및 군 표창규정에는 각급 기관의 장과 부대의 장을 각각의 표창권자로 명시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사항으로는 해병대 사령관 표창 약장이다. 빨강 바탕에 별 세 개와 해병대 마크가 포함돼 있다. 이는 참모총장에 준하는 약장 도안으로, 3성 장성 중 서열 1위인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예우로 해석된다. 훈·포장에는 변화가 없다.
부사관 관련 약장 처음으로 제정
직책 근무 약장은 직책별로 임무를 완수한 명예로움을 외적으로 표출하고 자긍심을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크게 강조됐다. 이에 따라 대대장급 이상의 지휘관에게 한정됐던 약장이 소대장, 중대장과 영관급 부대 이상의 주임원사 직책을 이수하면 해당 약장을 패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제정했다. 부사관 관련 약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사관의 자긍심을 고양하기 위함이다. 다만, 육군이 건의한 행정보급관 약장은 전군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려워 제외됐다. 또 소령급 지휘관 이수자나 분대장 이수자 등에게도 약장을 지급하자는 건의가 있었지만, 각군별 형평성과 남발 우려 등을 고려해 채택하지 않았다. 대장인 합참의장과 참모총장의 약장도 이번에 제정됐는데, 육·해군과 달리 소장급 지휘관으로서 그동안 약장이 없었던 공군의 남부 및 북부전투사령관이 패용할 수 있는 ‘2성 사령관’ 직책약장도 제정된 점이 눈에 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직위)은 군사령관 직책기장을 적용한다.
이번 약장 패용 확대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영예’ 약장이 신설된 점이다. 국방부 및 육·해·공 각군에서 상징적으로 개인에게 수여하는 포상은 물론 ‘권위 있는 자격’으로서 합동성 강화를 위한 업무 수행능력 구비자에 대한 약장의 필요성이 인정됐다. 수상과 관련해서는, 조선일보사가 주관하는 위국헌신상과 동아일보사 주관의 MIU(Men in Uniform)상 수상자, 그리고 육군의 전쟁영웅상·참군인상과 항공사격대회 입상자, 해군의 해군작전사령부 전비우수부대, 공군의 최우수조종사와 탑건 등이 약장을 달 수 있는 자격자들이다.
국방부 관계관은 “지금까지는 약 15년의 군 생활을 한 소령은 약장 3개로 한 줄을 채우기도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확대를 통해 소령급 장교는 평균 5~6개의 약장을 확보하는 등 본인 노력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약장과 자긍심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근속약장과 지휘관약장에 최종 것만 고려해 패용했을경우에는 이렇게 3줄 8개가 패용된다. 한 예로 대령으로 근무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약장을 달 수 있다
패용은 정확하게! 품위 있게!
약장을 달 수 있는 종류가 늘어남에 따라 그 패용 기준도 새로 조정됐다. 약장 패용은 각 군별 복제규정을 준용하되, 한 줄에 3개씩 최대 5줄 15개까지 패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표창 약장과 직책근무 약장은 최근 이수한 직책의 최상위 훈격부터 차하위, 차차하위까지 최대 3개를 패용하게 되지만, 패용할 수 있는 전체 약장이 15개 이하면 3개 이상도 달 수 있다. 하지만 ‘상한선 15개’에는 예외가 있다. 표창·근무약장의 패용 수량을 3개로 제한했는데도 패용 가능한 약장이 15개를 넘으면 그것들을 추가로 패용해도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예 약장은 수량에 관계없이 모두 패용할 수 있다.
자긍심을 더하고 품격을 높이고 명예를 빛낸다
“군인에게 애인이란 총이고, 군인에게 돈이란 자신의 훈장과 약장이며, 군인에게 명예란 자신이 군인이라는 것이다.” (더글러스 맥아더)
“군인은 한 조각 색(色) 리본을 위해 목숨을 건 전투를 치른다.” (나폴레옹)
군인과 명예를 상징하는 훈기장(勳記章)의 존재와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웅변해주는 대표적인 명언이다. 군복의 왼쪽 가슴에 부착하는 가로 3.5㎝, 세로 1㎝의 약장(略章)은 각종 훈기장을 제복에 간편하게 패용해 보일 수 있게 한 명예의 한 증표이다. 지난 1일부터 약장 패용 확대 조치가 취해짐에 따라 국군의 약장은 3월 31일 이전 훈·포장 12종, 표창 3종, 기장 21종 등 총 36종에서 모두 61종으로 늘어났다. 표창 4종, 직책 근무 6종, 영예 15종 등 25종이 신규로 제정된 것이다.
대통령 표창은 수장으로 패용
●훈기장이란 무엇일까
기장(記章·Badge)이란 넓은 의미에서 어떤 일을 기념하거나 어떤 집단을 표상(表象)하기 위해 관계있는 사람에게 주는 휘장 또는 표상으로 정의된다. 여기에는 훈장도 포함된다. 훈장은 국가가 개인에게 수여하는 기장(記章)으로, 국가나 사회에 대한 공로가 뚜렷한 사람을 표창하기 위해 수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무궁화대훈장을 비롯해 12가지 훈장이 있으며, 무공훈장은 5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무공훈장은 생명을 담보로 한 훈장이라는 점에서 다른 훈장과 의미가 다르다. 훈기장은 경제적인 급부가 아니라 명예의 선양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초의 약장은 언제 생겼을까
우리 군은 건군 후 6·25전쟁 전까지 공비토벌과 38선에서의 충돌 등 전투에서 공을 세운 유공 장병들을 표창하기 위해 미군제도를 참고해 임시로 전공장(갑종), 특별상이군인장, 육군상병장, 공비토벌기장 등 5종류의 육군훈기장을 제정하고 1949년 7월 15일 공포했다. 당시 이 훈기장을 받은 장병들은 군복에 약장도 패용했다. 하지만, 이 훈기장들은 국가제정 훈장령이 나오기 전까지의 잠정 조치였기 때문에 국가제정 훈장령에서도 인정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모두 무효가 돼 버렸다. 그러나 한국군 최초의 훈기장이요, 포상을 위한 노력이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같은 약장을 두 번 받을 수 있을까
약장에는 복수약장과 축소약장이 있다. 복수약장은 동일종류 동일등급 훈·포장을 2회 이상 받았을 때 약장에 그 횟수를 표시한 것이다. 2회 받았을 때는 무궁화를 중앙에, 3회 받았을 때(사진)는 무궁화를 양쪽에 표시한다. 이 복수약장은 무공훈장에만 해당한다. 왜냐하면 상훈법상 동일종류 동일등급은 1번 수상하면 더는 받을 수 없으나 무공훈장만 예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소약장은 간편하게 패용토록 약장 크기를 1/2로 축소한 것인데 상훈법상에는 명시돼 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패용하는 방법 순서가 있는가
맨 위, 앞자리에 먼저 패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훈·포장이다. 군인에게 수여되는 훈장은 대부분 무공 또는 보국훈장이며, 5등급으로 나뉜다. 포장 다음에는 외국의 훈장을 단다. 표창은 장관, 합참의장, 참모총장 순으로 패용하되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은 약장이 아닌 오른쪽 주머니 위에 수장(綬章·사진)으로 단다. 동급의 표창을 2회 수상했을 때에는 하나만 패용한다. 약장이 많아 패용이 곤란할 땐 장기근속과 지휘관 약장을 최근 것만 패용한다. 나머지 것들은 달아도 되지만 굳이 불필요하게 개수를 늘릴 필요는 없겠다.
기타 기장은 받은 순서대로 패용한다. 구체적인 패용 방법은 인트라넷(국방망)의 ‘약장패용 도우미’ 사이트에 가면 쉽게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