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예비군이 올해로 창설 26주년을 맞았다. 세월만큼 이들의 수도 많아지면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여성예비군도 느는 추세다.
그 가운데 육군36사단 평창대대 대화면 여성예비군 소대는 시누이·올케 여성예비군, 전군 최초 모녀 여성예비군, 다문화 여성예비군 등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이들이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누이와 올케는 원수? 우리는 여성예비군 ‘전우’
시금치의 ‘시’자도 듣기 싫다는 며느리들에게 시누이와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달리 돈독한 사이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시누이 강순녀(44), 올케 임미경(41) 씨는 여성예비군까지 가입하며 두 사람의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2013년 여성예비군에 먼저 입대한 강 씨는 군복을 입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장병들의 노고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자연스럽게 올케 임 씨에게 이야기했고, 1년 뒤 임 씨도 군복을 입게 됐다.
예비군 대원으로 활동하면서 더욱 각별해진 시누이와 올케는 “봉사활동 후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면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며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군복의 명예를 빛내는 여성예비군 소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어난 나라는 다르나 누가 봐도 대한민국 예비군
1995년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한 중국 출신 김춘애(44) 씨는 학부모회에서 알고 지내던 정정희 씨의 권유로 2006년 여성예비군에 가입했다. 평범한 봉사활동 단체일 것으로 생각했던 김 씨는 여성예비군 대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김씨는 “고민 많은 병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며 “열악한 여건에도 불평불만 없이 제 역할을 해내는 장병들을 보며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철야훈련으로 발에 물집이 터진 병사를 위해 직접 약을 사다 발라주는 등 김 씨의 따뜻한 마음은 이미 장병들 사이에 유명하다.
김 씨가 여성예비군으로 활동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돼 주는 딸 심은주(18) 양은 훈련 때마다 두꺼운 옷을 챙겨가라며 잔소리를 하지만 “자랑스럽다” “고맙다”는 말로 따뜻한 격려를 보내는 엄마의 진정한 팬이기도 하다. 김 씨는 “한국에 온 후 여성예비군 활동을 하며 어느 때보다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보에 보탬이 되도록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와 딸, 군복 입으면 눈빛만 봐도 알아요!
2005년 12월 창설된 대화면 여성예비군 소대의 창설 멤버 마영희(57) 씨는 어린 시절 여군이 꿈이었고, 그 소망을 이루고자 여성예비군에 지원했다.
현역 못지않은 열정으로 봉사하는 마 소대장의 활약에 감명받은 딸 이하나(33) 씨는 장병들의 이발봉사를 다니며 부대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어머니의 봉사활동과 군복에 대한 자부심에 공감하며 여성예비군이 됐다.
육군5군단 향토예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