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장병 대표적 군복
5도색 화강암 위장무늬가 특징
기능성·편의성 갖춘 멀티 제품
2011년 보급이 시작된 디지털 무늬 전투복은 육·해·공군 장병이라면 누구나 입게 되는 기본 중의 기본 군복이다. 이를 기반으로 육군은 베레모, 해·공군은 전투모를 착용하며, 이름표와 계급장 등 부착물의 색깔로 군별 차이를 드러낸다. 또 여러 장구류 착용으로 임무와 보직이 구분되기도 한다. 육군훈련소에서 수많은 남성이 최초로 접하는 디지털 무늬 전투복을 살펴봤다.
“훈련 중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어보니, 디지털 무늬 전투복의 우수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육군훈련소에서 육군 병사로서의 기본기 함양을 위해 한창 훈련을 받고 있는 김태연 훈련병은 이미 디지털 무늬 전투복의 열렬한 팬이 돼 있었다. 김 훈련병은 “디지털 무늬 전투복은 구형보다 무게도 가벼울 뿐만 아니라 단추 대신 지퍼를 적극 활용해 신속하게 착용할 수 있고, 다양하고 큰 주머니가 곳곳에 있어 수납력도 좋다”면서 “실내교육 메모에 요긴한 펜 보관 주머니까지 있는 세심한 디자인에 정말 놀랄 수밖에 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 2011년부터 보급 시작
디지털 무늬 전투복은 2011년부터 보급이 시작됐다.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신구 전투복 혼용 기간을 마무리하면서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을 군복 단속 대상에서 제외해, 디지털 무늬 전투복은 명실공히 우리 군의 대표 전투복으로 자리를 잡았다.
디지털 무늬 전투복의 가장 큰 특징은 위장색상이다. 자연스러운 얼룩 같은 유선형의 무늬로 돼 있던 구형 전투복과 달리 디지털 무늬의 경우 흙색과 수풀, 나무줄기, 목탄, 침엽수 등 5가지 색상을 픽셀형태로 배열한 디지털 5도색 화강암 위장무늬다. 이는 우리 국토의 75%를 차지하는 산지와 암석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강암의 형태를 응용한 패턴이다.
구형 전투복과의 또 다른 결정적 차이는 상의를 내어 입는다는 점이다. 또 목 쓸림 방지와 보온을 위한 세울 수 있는 깃, 상의 상·하단 주머니 및 팔 주머니 부착으로 충분한 수납공간 확보, 물건을 꺼내기 쉬운 사선형 주머니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아예 고무링이 발목에 내장돼 있어 전투화를 신을 때에도 훨씬 빠르고 편하다.
현재 육군훈련소에서는 사계절 전투복 2벌과 하계용 전투복 1벌 등 총 3벌의 디지털 무늬 전투복을 보급한다. ‘사계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 무늬 전투복 도입 초기에는 사계절용 3벌을 보급해 사시사철 입도록 했었다. 하지만 보급이 시작된 이듬해부터 ‘덥다’는 민원이 쇄도하기 시작해, 국방부는 2013년부터 별도의 하계전투복을 제작 보급하기로 했다.
가벼운 생활방수 등 기능성을 갖춘 특수섬유를 개발 활용한 사계절용과 달리 하계전투복은 이미 성능이 검증된 구형하계전투복의 소재를 활용해 보급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었다. 소재는 폴리에스테르 65%와 레이온 35%로 구성돼 신형전투복보다 통기성이 좀 더 낫고, 무게도 가볍다. 그 밖의 디자인과 무늬는 사계절 전투복과 동일하다.
육군훈련소에서만 볼 수 있는 전투복 착용의 특징에는 훈련병 명찰과 교번, 어깨의 8가지 색상의 팀 견장이 있다. 팀 견장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흰색, 검은색이 있으며, 훈련병이 소속된 팀의 성적에 따라 그 색상이 결정된다.
● 정확한 사이즈로 기능성 극대화
김 훈련병은 “사회에서 옷을 고를 때도 사이즈와 디자인 별로 몇 번을 입어봐야 몸에 꼭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는데, 군대에서 이렇게 과학적으로 신체를 측정해 한번에 꼭 맞는 사이즈를 찾아주니 신기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비쿼터스 자동신체지수측정시스템과 70여 개에 이르는 정밀한 사이즈 체계 덕분에 이제는 과거와 같이 아이가 아버지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지나치게 크거나, 발목이 깡똥하게 올라오는 작은 전투복을 입고 어색하게 서 있는 훈련병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신장 175㎝에 체중 75㎏의 유사한 체격을 갖고 있더라도 어깨의 폭과 가슴둘레 등 세부적인 체형은 개개인이 모두 다른 법. 이에 육군훈련소는 3차원 인체 형상 분류를 통해 역삼각형과 둥근 체형, 사각형 평균체형, 삼각형, 모래시계형 등 6가지 체형을 구분한다.
육군훈련소 보급근무대의 서미영(소령) 보급대장은 “이제 맞지 않는 군복을 입는 병사가 있지도 않을뿐더러, 신세대 장병의 취향을 반영하고, 작고 사소한 불편도 없게 하기 위해 교체요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바꿔준다”며 “육군훈련소에서는 최대 4번 정도 교체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무늬 전투복 자체가 가진 혁신적 기능성과 함께 꼭 맞는 사이즈를 입게 해 기능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디지털 무늬 전투복의 팬인 김 훈련병도 전투복에 바라는 점이 있었다. “겨울에는 야전 상의 안으로 내피를 입고 전투복을 입게 돼 있는데 기온이 많이 낮을 때에는 야상만 벗고 방한 내피만 입게 해주거나, 방한 내피를 아예 전투복 안에 입게 해줬으면 한다”면서 “외투를 입었을 때는 덥고 벗었을 때는 추운 것을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 훈련병은 “군인들의 보급품이 사제보다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통념이 있는데, 실제 전투복을 입어보면 군 보급품의 품질이 사제 못지않게 우수한 것을 알게 된다”면서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으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육군의 베레모와 전투화
베레모, 2011년 신형 군복과 함께 본격 운용
전투화, 착용감 좋고 땀 배출·방수기능 탁월
육군 장병들이 착용하는 베레모는 2006년부터 도입이 논의되다 2011년 디지털 무늬 위장복 보급과 함께 본격적으로 우리 장병들의 곁에 다가왔다.
색상은 흑녹색으로 기존에 베레모를 운용하는 부대들과 차별점을 뒀으며, 재질은 일반적인 베레모와 같이 100% 모를 사용하고 있다. 재질의 특성상 세탁기로 세탁을 하거나, 고온의 물을 사용할 때 크기가 확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찬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손세탁한 뒤 그늘에서 건조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보다 10년 앞선 2001년 일반 병사들에게도 베레모를 보급한 바 있는 미 육군은 우리 육군이 베레모를 도입한 2011년에 다시 야구모자 모양의 패트롤 캡으로 회귀했다. 이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병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것으로, 많은 미 육군 장병들이 “다시 패트롤 캡을 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민간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전투화도 2011년 도입됐다. 기능성 전투화는 착용감이 우수하고 땀 배출, 방수 기능이 구형 전투화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보급 초기에는 발목 측면에 디지털 위장무늬가 사용됐으나, 지난해부터는 그 부분을 다시 검은색으로 변경한 모델이 보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