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두 포병 장교 ‘통일전까지 결혼 말자’ 약속하에 작사작곡
육군 포병 애창곡 조국통일·조국애 절절 육군포병학교사 발간 과정서 밝혀져
![]() 작사가 故 이용전 소령 |
![]() 작곡가故 노재린 소령 |
![]() 육군포병학교가 지난 7월 확보한 단 한 장 남았 있던 ‘육군포병대가’ 레코드판. |
대한민국 포병인들의 애창곡 ‘야전포병대가’에 얽힌 아름다운 사연이 밝혀졌다. 조국통일 염원과 조국애가 절절하게 스며든 일화다.
‘야전포병대가’는 6·25전쟁 직전 만들어진 곡. 전쟁 전후 포병인은 물론 전군이 불렀고 지금도 포병의 상징군가로 주요 행사에서 애창되고 있다. ‘북으로 압록강, 남으로 한라산 반만년~’으로 시작하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조국통일의 염원과 포병인의 용맹한 기상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만든 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이에 관련한 사연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었다.
노래는 육군사관학교 6기생인 고(故) 노재린 소령이 작곡하고 고(故) 이용전 소령이 작사했다.
이들은 1948년 7월 육군소위로 임관, 포병병과 창설요원 및 포병학교 교관으로 활약하며 포병 기틀 수립에 크게 공헌했다.
절친한 사이였던 두 고인은 포병인들의 긍지 함양을 위한 군가가 필요하다고 의기투합, 조국통일 염원을 담아 ‘야전포병대가’를 만들었다. 이들은 “통일되는 그때까지 서로 결혼하지 말자”고 약속할 정도로 통일 염원이 강렬했다.
하지만 6·25전쟁 중 최전방에서 부대를 지휘하다 모두 전사했다. 이 애절한 일화는 지난 15일 학교창설 64주년을 맞은 육군포병학교가 ‘육군포병학교사’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밝혀냈다. 지난 6월 학교가 포병 원로로부터 자료를 수집하는던 중 관련 일화를 듣고 학교사에 수록했다. 지난 7월엔 한 중고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60년대 말 발매된 레코드판도 확보해 학교 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당시 사이트에는 단 한 장의 음반만이 남아 있었다.
학교는 ‘야전포병대가’ 발굴 후부터 관련 내용을 지휘관 교육시간에 반영, 전 교육생에게 교육하고 있다.
교육생 입교 및 수료식 등 주요 행사마다 부르던 이 군가는 그 의미가 더해져 두 고인의 나라사랑 마음이 계승되고 있다.
‘야전포병대가’는 25일 병과창설 65주년 기념행사에도 울려 퍼져 포병인들의 가슴에 또 한번 새겨질 예정이다.
오정일(소장) 포병학교장은 “과거가 없는 현재가 있을 수 없듯이 65년 동안 병과와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분들의 땀과 노력을 재조명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포병병과의 요람으로써 병과와 학교 역사를 찾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을 것, 이를 교육생들이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