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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위해 주고 군을 위해 주다” 육군25사단 포병연대 이동순 상병 ‘기증 릴레이’ 아버지에 신장·부대에 초대 연대장 할아버지 사진

 

육군25사단 포병연대 이동순(왼쪽) 상병이 아버지 이봉재 씨에게 신장을 이식한 후 부대에 기증한 초대 연대장인 할아버
지 이희태 씨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대제공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저만 바라보는 아버지께 속만 썩여드렸는데 20년 만에 드디어 아들 노릇으로 효도 한번 한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육군25사단 포병연대 이동순(20) 상병이 만성 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상병의 아버지 이봉재(52·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씨는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 중이던 지난해 12월 신장 기능을 잃었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그 이후 인공 신장과 인공 혈관을 이식해 1주일에 세 번씩 고통스러운 투석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상병은 아버지가 받고 있는 현재의 투석 치료도 6개월 이상 받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상병은 신장 이식을 결심하고 검사를 받았다. 다행이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상병은 지난 2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대에 오르기 전 “저를 낳아 주고 길러 주신 아버지를 위해 아들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용기있게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 후 의사로부터 수술이 잘 돼 아버지와 이 상병 모두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 상병은 그때서야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이 상병은 “군에 와서 부모에 대한 효도와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전역 후에도 사회에 나가 아버지께 더 많은 효도를 해야겠다”고 밝게 웃었다.

무엇보다 이 상병은 포병연대 초대 연대장을 지낸 할아버지 사진을 자신이 근무한 부대에 기증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상병의 할아버지인 고 이희태(2007년 작고) 예비역 육군대령의 사진은 그동안 부대가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1947년 육사 3기로 임관한 이 대령은 53년 25사단 포병연대장을 거쳐 6사단 포병단장, 1고사포 여단장, 육군 포병학교장을 지내고 62년 예편했다.

박주원(42·중령·육사 50기) 대대장은 “이 상병은 평소에도 자신이 맡은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동료 장병이 인정하는 모범 병사”라면서 “이 상병이 보여준 용기 있는 군인정신과 효심은 우리 군과 사회에도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14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아버지 이씨는 “할아버지 뒤를 이어 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군인 아들이 듬직하기만 하다”면서 “군에 간 아들이 사회 있을 때보다 더욱 성숙해진 것을 보니 기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상병은 현재 국군양주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