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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편지-새로운 도약! 나의 백골부대

 김지만 전문하사
육군백골부대 수색대대

 

백골부대로 발을 디딘 지 어느덧 2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그 군 생활의 끝자락에 서 있다. 전역을 앞둔 지금, 나의 군 생활은 어떠했는지 매일 자서전을 쓰며 나 자신이 지나온 길을 회상해 보고 있다.

2년 전 내가 이등병, 일병으로 복무할 때 북한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이라는 만행을 자행했다. 북한의 도발로 제대로 휴가 한번 나가지 못하고 병장이 됐다. 한 달여의 휴가 동안 전역 후 계획을 잡기는커녕 지금 이 상태로 전역했다가는 입대하기 전보다 못한 생활을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때 마침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문하사 제도였다.

현재 현역이신 아버지께서 여태까지 무사히 잘 생활한 것으로 보아 부사관으로 계속 근무했으면 좋겠다고 다독거려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전문하사로 제2의 군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전문하사 임관식 날 대대장님과 주임원사님께서 정복 양 어깨에 하사 계급장을 달아 주시는 순간 턱 하고 숨이 막혔다. 어깨에 계급장을 단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내 어깨 위에 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그 느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몇 주 후 전문하사 신분화교육을 받았다. 나의 주특기는 수송이었기 때문에 교육과목인 보병전술과 수색전술 모두 서툴렀지만 어깨 위의 견장을 보며 책임감과 백골인의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했다. 전국에서도 전투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백골부대, 그중에서도 최고라고 자부하는 수색대대 명성에 먹칠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했다. 그 결과 2등이라는 영예를 안고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전문하사로 복무하면서 진정한 리더는 부하에게 일일이 지시하기보다 목표로 가는 방향을 안내해 주고 그에 대한 꿈을 심어 주는 것이 최고의 리더십이고,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을 통해서만 최강의 부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육군백골부대 수색대대에 지원해서 전입해 온 것부터 전문하사 전역 날까지 난 단 한 번도 내가 선택한 삶에 후회한 적이 없다. 백골부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백골인이었음이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