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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진 육군6사단 신병교육대대 |
그땐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이 그렇게나 소중한 것인지.
저는 2년 전 독립해 어머니와 따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 바쁘게 살아온 것도 아닌데 2년간 어머니를 뵌 날은 10일도 안 됩니다. 입대 한 달 전부터 제게 공백 기간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집을 정리하기 위해 어머니께서는 제가 지냈던 집으로 자주 오셨습니다. 한 달 동안 1주일에 2~3번 어머니와 마주한 것은 근 2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군대 가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께서는 오실 때마다 따뜻한 밥과 반찬을 차려 주셨고 하루 이틀 먹을 분량의 음식도 해 놓고 돌아가곤 하셨습니다.
2년 가까이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먹지 못했지만 거의 날마다 밖에서 끼니를 때운 것이 습관이 된 제게는 어머니의 따뜻한 상차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자고 있는데 밥 먹으라며 깨우던 어머니의 목소리는 귀찮게만 들렸고 다 먹지도 못할 많은 양의 반찬은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밖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어머니의 상차림을 외면했습니다.
입대하던 지난해 12월 27일,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의정부에서의 어머니와 마지막 식사. 어머니는 제게 “밥을 더 먹어라” “더 먹어라” 셀 수 없이 많이 말씀하셨고, 저는 그 때마다 귀찮다는 듯이 밥맛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후회됩니다. 어머니, 이 못난 아들을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아들이라고 보충대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때 눈물을 흘리시며 저를 힘껏 안아 주시던 어머니 품 속에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습니다.
못해줘서 미안하다 하시며 눈물 흘리셨죠. 도대체 어머니가 못 해 주신 게 무엇인지, 저는 눈물을 쏟아 버릴까 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이 그렇게나 소중한 것인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멋진 아들, 아름다운 아들로 성장해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