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프로야구 선수 美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나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똑같은 대한민국 남자였다. 지난해 11월 국가대표로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 기억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때만 해도 10년 동안 마음에 있던 군 복무에 대한 부담이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런 내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지난 11월, 육군53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했다. 주위에서는 꽉 찬 나이에 군대 생활이 쉽지 않을 거라며 입을 모아 말했다.
신병교육대대 문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굳게 다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클리블랜드의 강타자 추신수이지만, 군대에서는 추신수 선수가 아닌 추신수 훈련병이기 때문이다.
신병교육대대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단체생활에서의 마음가짐이었다. 군기는 물론이고 질서, 정리정돈을 비롯한 모든 것 하나하나 철저한 관리를 하는 것은 나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훈련을 받는 동안 전우들이 사회에서 각기 다른 생활을 해왔던지라, 하나가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금세 전우들과 협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체생활에서 전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내가 속한 4중대 훈련병들은 힘들게만 보였던 주간행군이며 화생방, 각개전투, 야간행군도 낙오자 없이 해냈다. 19세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11년 동안 미국 생활을 하며 생소하게 느꼈던 하나 된 모습을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4주 훈련 기간 우리가 사회에서 왜 걱정 없이 살아 갈 수 있는지를 배운 좋은 기회였다. 제각기 다른 훈련병들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같이 뛰는 교관님과 조교님들 그리고 훈련병 한명한명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며 통솔해 나가시는 중대장님, 그외에 여러 방면에서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해나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어쩌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또 한 가정에 자식으로서 사랑을 주고받아야 할 위치이지만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한 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계신 훌륭한 분들이 있기에 국민들이 두 발 뻗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주간의 짧은 군사훈련이었지만, 이 훈련이 나 자신을 또 한번 뒤돌아 보게 하고,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거라 확신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남들이 한 걸음 뛸 때마다 나는 우리나라를 더 알릴 수 있도록 한발 더 뛰겠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들의 희생을 감사히 여기고, 전 세계에 ‘멋진 나라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 국군 장병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희생을 이제야 느꼈다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대한민국 국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