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임무 훈련 줄이고 모자란 임무 훈련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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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은 전투형 강군 육성을 위해 내년부터 창끝부대들의 자율적 부대운영 여건을 보장하는 데 교육훈련 혁신의 초점을 맞 출 예정이다. 사진은 육군2사단 장병들이 대대종합 전술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
올해 육군은 지난해 발생했던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하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미비점을 보완했다. 또 자격화에 기초한 교육훈련과 과학화된 실전적인 훈련 등을 통해 전투형 강군 육성에도 매진해 왔다. 이런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육군은 내년부터 전투형 강군 육성을 위해 교육훈련 혁신을 추진한다. 창끝부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번 혁신을 통해 앞으로 생겨날 육군 교육훈련에서의 변화를 미리 짚어 본다.
똑같이 ‘창끝부대’로 불리지만 사실 모든 대대급 부대들은 조금씩 다른 임무와 특징을 갖고 있다. 대대마다 주어진 임무가 다르고 특별히 잘 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모자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잘 파악해 교육훈련 항목과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안배하는 것은 대대장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기존 육군 교육훈련 시스템은 이런 대대장의 역할에 상당부분 족쇄가 채워져 있다. 상급부대에 의한 통제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육본 조사결과 대대급 부대 교육훈련에 대한 상급부대의 통제는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건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육군은 내년부터 교육훈련 혁신을 통해 상급부대 통제 내용 중 불필요한 사항을 삭제하거나 통합, 창끝부대의 자율적 부대운영 여건을 보장하도록 했다. 수치적으로 봤을 때 교육훈련 주기의 50% 정도까지 대대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 군이 올 초부터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대급 부대 행정부담 경감’ 조치나 예하 지휘관의 자주성·행동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창의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하는 ‘임무형 지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창끝부대의 자율적 부대운영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육본은 우선 제대별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했다. 상급부대는 제도·예산 등 지원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성과 위주의 훈련을 위한 예하부대의 여건을 보장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도록 했다. 상급부대는 반드시 통제해야 할 훈련과 부대 운영만 통제하고 그 외의 사항은 과감하게 예하 지휘관에게 위임토록 한 것.
이를 위해 육본의 경우 과학화훈련과 전투지휘훈련, 중대급 이상 평가 등 최소한의 훈련에 대해서만 통제하도록 했다. 창끝부대에 영향을 미치는 검열과 평가, 지도방문에서는 2단계 하급제대까지만 통제하도록 했다.
또 특정 분야 교육훈련에 대해 횟수를 중심으로 한 통제나 지침은 최소화하는 대신 목표나 요망 수준을 제시함으로써 목표나 요망 수준을 달성하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로 훈련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대대장 입장에서는 잘하는 부분까지 반복 훈련할 필요 없이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만 좀 더 교육훈련 시간과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교육훈련 사격통제지침 등을 완화하고 대대급 이하 행정을 간소화하며 창끝부대의 전투위주 행동화 실천에 제한을 주는 요소들도 과감하게 근절토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지침을 적용했을 때 지휘관과 참모 활동의 융통성을 제한하는 사격훈련 통제 및 감독 책임은 해당 제대 지휘관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제대별 성과분석 시행 주기를 사·여단에 위임하고 주간훈련예정표 작성을 단순화, 연대 통합행정체계를 현실성 있게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상급부대 검열·평가·지도방문과 사고 발생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규정 외로 많이 보유하고 있던 행정서류를 대폭 없애도록 했다. 대대급 이하 부대의 행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육본 이종화(대령) 교훈처 훈련과장은 “이번 교육훈련 혁신을 통해 창끝부대의 자율적 운영이 보장됨에 따라 연대급 이하 제대는 오직 ‘어떻게 훈련을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전투임무 위주의 훈련에 전념하는 풍토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