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38선 최초 돌파 …그날의 기백 그대로
국군의 날 제정 기념탑
신병수료식에서 백골잔에 담긴 정한수를 마시는 백골의식을 하고 있는 신병.
국군의 날을 10월 1일로 정한 이유가 6ㆍ25전쟁 당시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이어서라는 게 보편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10월 1일을 우리 군에 가장 의미 있는 날로 만든 부대는 어디일까. 바로 육군3사단 38선 최선봉 돌파연대다. 6ㆍ25전쟁 당시 38선을 최초로 돌파한 부대이기 때문이다.
연대는 1949년 6월 20일 마산시 월영동에서 보병6연대 2대대를 모체로 창설됐다. 6ㆍ25전쟁이 발발하자 부대는 울진전투에서 울진을 탈환하는 혁혁한 전공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당시 유엔군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방어선의 동측을 지켜낸 영덕ㆍ강구지구 전투, 한국군 최초의 도하작전으로 기록된 형산강 도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낙동강 최후 방어선의 일익을 담당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과 동시에 북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동안 서로 피를 나눈 전우회도 여럿 태어났다.
대표적인 전우회가 화백회다 . 화백회는 중공군의 개입으로 태백이 다시 적의 수중에 들어가자 태백중학교 1~4학년 학생 127명이 박효칠 선생 인솔하에 연대에 자진 입대한 학도병의 모임. 전쟁기간 중 연대의 특공대로 활약하던 이들 중 18명이 전사했다. 이에 18인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1954년 12월 8일 충혼탑을 제막하고 제1회 추모식을 열면서 모임을 결성, 화랑도의 ‘화(花)’자와 태백의 ‘백(白)’를 따서 화백회로 명명했다.
3일 약속 전우회도 있다. 이 전우회는 어머니께 3일 있다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 단체다. 함경북도 출신 애국청년 156명이 1950년 12월 9일 아군의 성진항 철수작전에 참가한 뒤 연대 수색중대에 입대해 현리·가칠봉·오대산·설악산·간성·거진 마차산리 전투와 949ㆍ662고지 등 각 지구 전투에 참전, 이들 중 생존자 20여 명으로 결성된 전우회.
호림유격회 전우회도 빼놓을 수 없다. 호림유격회는 1949년 2월 25일에 창설, 대북공작ㆍ후방교란ㆍ군사시설파괴 등의 임무를 부여받고 작전에 투입해 혁혁한 공을 세우다가 1950년 7월 연대의 3대대로 편입됐다. 그중에서 호림 3중대가 38선을 최선봉으로 돌파했다. 매년 10월 15일 호림유격전우회 주관으로 강원도 고성군 위령탑 참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창설 62주년을 맞은 연대는 백골 혼의 명예와 전통을 계승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연대는 3개의 대대와 6개의 직할중대로 편성돼 있으며 이 중 비호ㆍ백호대대는 사단의 정예 백골용사를 양성하는 신병교육대 임무를 맡고 있고 청호대대는 사단의 유일한 예비대대로서 기동타격 및 각종 훈련과 유해발굴 작전 등의 주요 과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정예 백골용사 양성
제1ㆍ2신교대는 각각 5주와 3주간의 신병교육을 실시하는데 5주 과정에서는 민간인에서 군인이 되기 위한 기본 전기전술 연마에 중점을 두고 사격훈련, 각개전투, 수류탄 투척훈련, 행군, 화생방 및 제식훈련을 강도 높게 훈련하고 있다.
특히 제1신교대에서는 ‘백골의식’이라는 부대만의 독특한 의식을 갖는다. 신병 교육수료 마지막 5주차에 각 중대장 주관하에 백골 모양의 잔에 깨끗한 ‘정한수’를 마시는 것.
정한수의 물을 받아 마심으로써 ‘모두가 백골인으로 거듭나고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백골의식을 통해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고 ‘살아도 백골! 죽어도 백골’의 진정한 백골부대의 용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백골인으로 다시 태어난 신병들은 3주 교육과정인 제2신교대에 입소, 개인 주특기별 숙달 훈련과 팀단위 훈련 위주의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마치고 21개월간 생활하게 될 자대로 배출된다.
부대 관계자는 “전투기질을 함양한 백골용사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군인다운 군인이 돼 언제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임무수행 할 수 있는 최정예 용사를 만들어 가는 신병교육대야말로 최선봉 돌파연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전
2009년부터 시작된 부대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광덕산과 상해봉 일대를 중심으로 2009년에는 백호대대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는 청호대대가 전담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땅의 문을 여는 행사인 개토제를 시작으로 광덕산과 상해봉 일대, 잠곡저수지 일대의 835고지를 중점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광덕산과 잠곡 저수지 일대는 1951년 4월, 6·25전쟁 당시 아군 6사단이 중공군 9병단 및 13병단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격전의 현장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더 뜻 깊다. 2009년 발굴에서는 유해 62위와 유품 1180점을 발굴했고 지난해에는 80위의 유해와 1250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GP 완전작전
연대 예하의 직할중대 중 최우수 중대를 손 꼽는다면 단연 최전방 GP 완전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색중대다. 수색중대는 골육지정의 전우애로 똘똘 뭉친 최정예 특급 전사들로만 이루어진 중대다.
이곳에는 쌍둥이 형제 두 쌍이 그것도 같은 GP에서 임무수행하고 있어 화제다. 강민영ㆍ영민 일병과 이원학ㆍ인학 일병이 화제의 주인공. 두 형제들 모두 동반입대해 적을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며 유사시 조기에 현장 종결해야 하는 GP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강 일병 형제는 벌써 네 번째, 이 일병 형재은 세 번째 GP 투입이 되고 있지만 두 쌍의 형제 모두 수색중대에 자원한 만큼 GP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게 중대장 윤만규 대위의 말이다.
“골육지정 전우애로 똘똘 뭉친 부대 육성”-연대장 전성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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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 최선봉 돌파연대는 선배 전우들이 이룩한 빛나는 전통을 이어 지금 당장 전투에 임해 승리 할 수 있는 기초와 기본이 확립된 부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성기(대령ㆍ사진) 육군3사단 38선 최선봉 돌파연대장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대남도발은 더욱더 무모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첫째도 임무, 둘째도 임무, 셋째도 임무, 항상 임무만을 생각하며 ‘북한군의 가슴팍에 총칼을 박겠다’는 각오로 임무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대장은 또 “연대 전 장병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자랑스러운 군인이자 백전백승의 신화창조 부대인 백골부대원이며 38선을 최선봉으로 돌파한 부대원임을 자각하고 확고한 대적필승의 정신무장을 바탕으로 항재전장의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하고 지금 당장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임무 위주의 교육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 연대장은 “전승의 4대 요소인 정신력과 체력, 전투기술, 팀워크를 육성하기 위해 각개전투원들을 전투프로와 5주간의 야외종합훈련을 통해 전투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분대건제유지 활동 및 임무분담제를 통해 부대를 조직화함으로써 골육지정의 전우애로 똘똘 뭉친 부대와 영이 확립된 부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연 대장은 “매일 아침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대적관 구호 다섯 가지를 외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며 “선배 전우들이 이룩한 부대의 전통과 명예를 반드시 우리가 지켜낼 것임을 굳게 다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