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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 포기하고 자원 입대 육군5군지사 51군지단 이지훈 상병

“조국에서 나의 꿈 마음껏 키우고 있어요”

 

 

이지훈 상병이 부대 차량정비고에서 차량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자신이 수리한 차량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이지훈 상병.

 

“한국 국적을 얻고 처음으로 한 일이 군 입대입니다. 군 입대가 저에게는 한국인으로서 첫 시작인 셈이죠.”

육군5군수지원사령부 51군수지원단 정비근무대 이지훈(24) 상병은 지난해 6월 7일 일본 영주권을 포기한 후 군에 입대했다.

이 상병이 태어날 당시 그의 가족은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8년간을 한국에서 살았고 나머지는 일본에서 생활해 거의 일본인과 다름없었다. 대학도 일본에서 나왔다. 그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요타 도쿄자동차대학 자동차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3·4학년 때는 전공 공부를 하며 도요타 자동차 충돌 테스트 연구소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쳤다. 졸업 후 이 상병은 도요타 자동차의 일본 본사 정규직 자리까지 보장된 상태였다.

그러다가 일본과 한국의 이중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우리나라 국적법 제12조에 따르면 이중 국적자는 만 20세가 된 후부터 2년 내인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일본이 더 친숙할 수밖에 없었던 이 상병이지만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과감히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진정한 한국 사람이 된 이 상병에게 조국 대한민국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주문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자동차 관련 주특기를 선택한 그는 “이왕 군대에 갈 거면 늦추지 않고 빨리 가고 싶었다”면서 “일본에 있으면서 한국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여러번 접속해 관심있게 봤다”고 말했다.

이 상병의 주특기는 차량 수리병.

 대학에서 신차 출시 전 충돌 테스트나 차의 원리를 연구했기에 자동차 수리ㆍ정비는 전혀 생소한 분야였지만 자신이 선택한 국군의 길인 만큼 무작정 따라하기로 업무 배우기에 열중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정비공구를 다뤄본 적도 없었고 용어도 너무나 생소했죠. 차량정비ㆍ수리를 손에 익히는 데 4개월이 걸렸습니다. 자동차 엔진을 모두 분해해 보기도 했습니다. 선임병과 간부들이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할 때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차를 수리할 경우 간부와 병사 4~7명이 한 팀을 이룬다. 어렵고 힘든 작업이 많아 차 한 대당 정비·수리 기간은 보통 2~3일 정도다.

부대 차뿐만 아니라 전남북 지역의 육ㆍ해ㆍ공군 부대 군용차도 수리 대상이다.

이 상병이 지금까지 수리한 차량은 줄잡아 150여 대.

물론 혼자만의 힘이 아닌 팀워크 수리로 이룬 성과지만 자신이 정비ㆍ수리한 차량이 온전히 차고에서 나갈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이 상병은 말한다.

“군용차 수리를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얼굴에 기름이 튀고 기름 범벅이 된 손을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한 적도 많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묻는 기름에 무감각해지고 이를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정비 손놀림이 제법 빨라졌다고 자신하는 이 상병은 “똑같은 일을 반복해도 늘 새로워 정비 기술 노하우가 붙는 것 같다”며 “선후임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자동차 정비에 관해 지식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병은 현재 자신의 정비 노하우를 후임병에게 가르치는 자리에 올라 있다.

남다른 성실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자동차 정비ㆍ수리 관련 국가기술검정 집체교육 조교로 뽑혀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에 이 업무를 병행했다.

올해 10월에도 세 번째 조교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집체교육 때는 통상 7∼8 주간 조교 임무를 하게 된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 상병.

“군에 와서 제일 먼저 사람을 얻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좋은 한국 친구들과 추억도 많이 만들고 재미있게 군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의 옆에는 늘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부대 지휘관과 선후임들이 있다.

박명철(중령) 정비근무대장은 “지훈이는 특별한 케이스로 군에 와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맡은 임무를 잘하고 있어 항상 대견스럽고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그를 평가했다.

이 상병과 함께 근무하는 정빈균(54ㆍ군무원 6급·34년 근무) 차량 정비사는 “부대에서 1인1명 멘토 역할을 하는데 이 상병이 내 멘티다”며 “차량의 신기술에 대해 매우 박식하며 알고자 하는 욕심도 많다. 수시로 차량 정비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졸라 대견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멘토에 대해 이 상병은 “정비 베테랑으로 배울 점이 너무 많다, 특히 정비 업무를 후배들에게 맡기지 않고 함께하는 모습에 늘 감동한다”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정말 이분이 하시는 것만큼만 하면 사회생활은 무조건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군 제대 후에도 한국에서 계속 살 생각이다.

다행히 대학의 지도교수가 도요타 한국지사에 이 상병을 추천했고, 차질이 없다면 내년 3월 20일 전역 후 이 회사에 입사할 예정이다.

이 상병은 “부대에서 하는 업무가 나중에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밑거름이 될 것 같다”며 “도요타 자동차 근무 때 했던 전기차나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하이브리드(hybrid) 차에 관련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군생활을 통해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임무 수행 과정에서 강한 의지와 끈기가 몸에 뱄습니다. 단체생활에서 매너와 예의도 군대 와서 배웠고요.군 입대를 정말 잘했구나 하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있습니다.”

이 상병은 7개월 남은 군 생활에 대해 “밝고 씩씩하게 군 생활을 마치고 무사히 전역하고 싶다”며 “언제나 멈추지 않고 노력하는 병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한 눈빛과 그 눈빛에 꿈이 담긴 이 상병.

“ ‘이지훈’ 하면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자동차 연구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꿈입니다. 군에서 배운 것만큼 노력하면 제 꿈은 반드시 이뤄지리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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