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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얼 중사 육군종합군수학교 |
야전적인 전투형 군인을 강조하는 요즘 분위기에 발맞춰 군수 주특기로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GOP에서 근무하다 종합군수학교 부사관 보수교육과정 학생지도부사관으로 선발됐다. 내가 선발됐을 때 주변 전우들도 믿기 어려워했지만 작은 실수가 전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접적지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급간부들을 잘 지도하라는 국가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왔다.
양성반에서는 임관하기 위해 각종 전투 기술을 배양하지만 임관 후 초급반에서는 병과 관련 보수교육을 한다. 교육생들의 목표이자 임무는 좋은 성적을 받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군인정신의 중요성을 공감하게 교육하기는 쉽지 않다. 전투적인 간부 육성을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 즉 정비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군인정신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평시에 그 기술들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간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사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간부의 고객은 병사들이다. 병사들과 동고동락(同苦同)하며 이끌고 교육하기 위해서 간부로서 갖춰야 할 필수요소인 군인정신을 강조한다. ‘군인정신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필수적인 요소다’라는 교과서적인 교육으로는 교육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평상시 복장·두발·제식 등 군 기본자세를 왜 강조하는지, 왜 강한 체력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정신과 육체는 하나이기 때문에 강한 군인정신은 군인다운 모습으로 표출되고, 군인다운 모습과 강한 체력은 강한 군인정신으로 이어진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상호 작용하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필승의 전투력이 창출되는 것이다.
나의 고객은 교육생과 야전부대다. 교육생을 진정 위하는 길은 내 동생에게처럼 감싸주기만 하는 것보다 사자가 절벽에서 사랑하는 자신의 새끼를 떨어뜨리는 마음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기 위주로 무사안일하게 수료시키는 부대관리식 훈육이 아닌,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간부 육성, 현장 중심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군수전문요원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