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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0㎜기록적 폭우…8명 사망·4명 실종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최대 50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8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11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예상돼 피해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오전 9시 30분께 전남 보성군 회천면 화죽리 용산마을 야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암자를 덮치면서 암자에서 자고 있던 문 모(92.여)씨와 나 모(86.여)씨가 숨졌다. 경찰은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토사와 바위 등이 집을 덮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날 오전 2시 15분께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 한탄강 궁신교 아래에서 참게를 잡던 박 모(44)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앞서 9일 오후 9시께에도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살리기 사업 4공구 현장에서 21t급 모래 준설선이 급류에 휩쓸려 선장 강모(66)씨의 행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낮 12시40분께 경남 밀양시 상동면 신곡리 일대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가옥 3채를 덮쳐 집에 있던 오 모(68.여)씨와 오 씨 손자(15), 손녀(4) 등 3명이 숨지고, 이웃 금 모(72.여)씨가 실종됐다.

이날 충북 청원군 현도면 대청댐 보조댐 인근 하천에서도 친구들과 야영하던 이모(20)씨가 물에 빠져 숨졌고, 경남 의령군 지정면 마산마을 배수로에서 전모(7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여수시 상암동 작산마을 앞 농수로에서는 장모(71.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남 의령군 궁유면 다현리에서 설모(71.여)씨가 논에 물을 대러 나간 뒤 실종됐다.

농경지.공장 침수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경남지역에서는 진주 봉곡동과 평거동 일대를 비롯해 합천, 사천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채의 집이 물에 잠겼거나 파손됐으며 농경지 8000여㏊와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전남도 농경지 3000㏊가 빗물에 잠겼는데 순천이 1675㏊로 피해가 가장 심했고, 고흥 1047㏊, 광양 520㏊, 보성 175㏊ 등이었다. 비닐하우스 14.6㏊도 침수됐으며 순천 임대산단과 광양 4곳 등 5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초현리 25번 국도 옆 야산에서는 9일 정오께 토사 15t이 국도를 덮쳐 1㎞ 구간의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부야2리 부곡지 둑 15m가 유실되는 등 청도군, 고령군과 경산시 등에서 비닐하우스 수십채와 농경지 수백 ㏊가 물에 잠겼다. 대구는 달서천의 토사가 하수구를 막는 바람에 서구 비산동의 종이박스 제작공장이 침수돼 2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고 수성구 매호동에서는 축사 6채가 물에 잠겨 돼지 200여 마리가 익사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8일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은 순천 411㎜, 광양 398.5㎜, 진주 378㎜, 고흥 310㎜, 산청 309.5㎜ 등을 기록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으로는 광양(백운산) 498mm, 광양(읍) 464㎜, 진주(단성) 433.5㎜, 하동(화개) 425.5㎜ 등이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전국이 느리게 북상하고 있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겠다고 전망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북부지방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충청남북도 등 곳에 따라서는 250mm 이상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린 상태에서 또다시 많은 비가 예상돼 저지대 침수, 축대붕괴, 산사태 등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