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진 설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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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평시 및 전장 리더십 모형 |
오랜 기간 전쟁이 없으면 아무리 실전적으로 훈련을 하더라도 리더십은 평시의 관리적 수준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준비해야 하는 것은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지휘관(자)들이 부대관리 차원의 리더십에 머무르지 않고 전장 리더십의 중요성을 깨우쳐 평시부터 이를 배양해 전·평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전장은 ‘작전수행을 위한 지역 또는 전투행위가 전개되는 장소’를 말한다. 오늘날 전장은 교리의 발전과 무기체계의 발달로 지상·해상·공중뿐만 아니라 지하와 해저, 우주공간과 사이버 공간까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이어 전장 리더십은 `지휘관(자)이 전장에서 각종 제한사항을 극복하고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발휘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군은 전투를 기본 임무로 하는 조직이지만, 전쟁이 항상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지휘관(자)은 많은 시간을 평시 상태에서 보내고 있으며, 평시에는 전시에 대비한 훈련을 하면서 일상적으로 전투력 유지에 관심을 갖고 부대를 지휘한다. 즉 지휘관(자)은 평시 임무를 수행하면서 전시 임무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시에는 불확실성과 생명의 위협 등으로 위험성이 높고, 장병들이 직면하게 될 전장심리를 감안하면 전투현장에서 지휘관(자)에게는 평시보다 좀 더 중요하게 요구되는 역량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이러한 역량을 잘 도출해 평시부터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군 조직이 수행하는 임무의 주요 특성을 분석하고, 각각의 상황에서 지휘관(자)에게 요구되는 능력ㆍ역할ㆍ행동을 정리해 보면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Ⅰ사분면은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은 상황으로 전투와 육군과학화전투훈련(KCTC)이 대표적이다. Ⅱ사분면 상황은 예비군의 서바이벌 게임이나 각종 부대별 경연대회를 들 수 있다. 즉,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업무가 아니므로 불확실성은 높지만 생명의 위험이 없는 경우다.
또 Ⅲ사분면의 장비정비나 경계지원 업무 같은 것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업무로, 역시 위험성은 적은 경우이다. Ⅳ사분면의 전술훈련평가나 지휘검열은 주기적으로 시행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과업이 명확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낮지만, 평소보다 강도 높은 부대 활동이 요구되므로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다.
전장 리더십은 Ⅰ사분면과 같이 분명히 평시와는 다른 특수한 상황이며, 불확실성과 위험도가 높은 상황 속에서 임무를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통찰력, 위험에 대비한 기민성(적응력),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집중력, 장기적이면서 불규칙·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위협을 유리하게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지속성 등의 능력이 요구된다.
반면에 평시 리더십은 전장에서 요구되는 이러한 능력보다는 Ⅱ∼Ⅳ사분면처럼 관심과 배려, 참여와 개방, 통제와 안정 등 관리적 능력이 중요하게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평시 리더십과 전시 리더십을 엄밀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전장에서 지휘관(자)이 취해야 할 일부 행동이나 능력을 제외한 많은 부분은 평시에도 요구되는 리더십이다. 전시의 리더십 역량 역시 평시의 역동적인 상황에서는 동일하게 요구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평시에는 대부분 예측 가능하거나 위험이 낮고 반복되는 과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됐을 경우에도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만, 전시의 과업은 고위험·불확실성 속에서 이뤄지고 작전의 실패가 주는 영향이 크므로 평시보다 더 높은 수준의 리더십 발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김진규 중령·육군리더십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