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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전 국방선진화 추진위원장ㆍ 신아시아연구소장 |
보훈의 달에 우리 국군을 생각한다. 국군이 있어 마음 든든하다. 군은 주권국가의 상징이다. 군은 그 나라의 격을 정해 준다.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강대국은 지도력을 뒷받침하는 강한 군이 있어 그런 지위를 유지한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지위도 우리 국군이 있어 유지되고 있다.
1583년 병조판서 직을 맡고 있던 율곡 선생은 상비군 10만이라도 갖춰야 나라를 지킨다고 국방개혁안을 만들어 제시했다. 북방의 여진과 남쪽의 왜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잘 훈련된 기병과 궁수로 조직된 지상군, 그리고 판옥선과 진천뢰와 같은 함포를 갖춘 해군을 갖추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런 군비를 못 갖추면 10년 내에 나라가 “흙담이 무너지듯 허물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시의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그 결과로 9년 뒤인 1592년 14만 왜군의 침략을 받아 전국이 초토화된 임진왜란을 겪었다. 흙담이 허물어지듯 나라가 허물어졌다.
19세기 후반 일본은 이미 열강과 견줄 만한 근대화된 해군과 육군을 보유했는데, 우리는 황실 경비대대 서너 개 정도의 군대만 가졌을 뿐이었다. 그 결과로 일본의 무력에 굴복해 대한제국은 해체되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더불어 우리는 처음으로 현대식 군대인 국군을 창설했다. 미처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우리 국군은 2년 뒤 소련 무기로 중무장한 인민군의 공격을 받아 고전했으나 용감하게 싸워 미군 등 우방의 군대와 힘을 합쳐 훌륭하게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이 전쟁에서 우리 국군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수십 만의 중공군과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 국군은 국토방위의 책임을 넘어 세계평화질서를 위한 평화유지군으로 전 세계에 나아가 국위를 높이고 있다. 우리 해군 함정이 인도양까지 나아가 해적과의 투쟁에 참가하고 있고 동티모르·아프가니스탄·레바논 등에 평화유지군을 내보내고 있다. 옛날과 비교해서 오늘날 한국군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면 감개무량하다.
대한민국은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보기 드문 성공 국가다. 모든 신생국가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됐다.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G20 국의 하나가 됐으며, 국민총생산 규모에서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됐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로 남을 돕는 원조공여국이 됐다. 이렇게 높아진 나라의 격에 맞춰 우리 군은 10대 군사대국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도록 과감한 국방선진화 계획에 착수하고 있다. 방어를 넘어서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전력을 갖추고 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합동성·기동성을 갖춘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군대”로 개편하고 있다. 이제 어느 나라도 우리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는 “작으나 강한 군사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한 군대는 강한 장병이 만든다. 강한 장병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장병이 최선을 다해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을 말한다. 그리고 모든 장병이 스스로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병사가 될 때 국민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군대가 된다.
대학 졸업 후 4년간 공군장교로 근무했다. 군복 입고 있는 동안은 대한민국 최고의 소위, 제일 유능한 중위가 되려고 애썼다. 군 복무를 했던 4년 동안 나는 대학 4년 동안 배우고 닦은 학문보다 더 소중한 배움을 얻었다. 보훈의 달을 맞이해 65만 우리 장병들에게 나의 사랑, 나의 자랑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