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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멘토멘티- 육군1101공병단 133공병대대·남양주 심석중학교

“군인선생님 덕에 수업이 기다려져요”

 

 

육군1101공병단 133공병대대가 ‘군부대 멘토링’을 맺은 경기 남양주시 심석중학교
에서 장경현 상병과 학생들이 과학수업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토요일 정규수업이 끝난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심석중학교(교장 김준식) 교정은 한적했다. 썰물처럼 빠져 나간 학생들의 빈 자리에는 떠들썩한 울림만 맴도는 듯했다. 그런데 그 정적을 뒤로하고 교사(校舍) 4층 교실 표지판에 걸려 있는 ‘방과 후 학교’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국어’나 ‘영어’, ‘과학’ 같은 단어가 적힌 교실에는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선생님이 아닌 군복 입은 병사들이 열심히 판서를 하거나 교재를 펼쳐놓고 있는 모습이다.

육군1101공병단 133공병대대는 심석중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2년 전부터 ‘군부대 멘토링’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방과 후 학교' 수업을 자발적으로 신청한 1학년 학생과 휴일도 반납한 병사들이 매주 토요일 선생과 제자로 만난다. 다가서기 조금 거리감 있는 학교 선생님과 달리 큰형 같은 병사들이 진행하는 수업은 어떤 분위기일까.

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황준호 일병은 정자체로 또박또박 논설문에 대한 특징 등을 칠판에 써내려 갔다.

“유기성이 어떤 뜻인지 알아볼까. 논설문의 특징 중 하나인데 글 전체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 일병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선생님! 칠판 글자에 오자가 있어요.”

3명의 아이들은 금세 얼굴이 빨개진 황 일병의 표정을 놓치지 않는다.

옆 반에서는 장경현 상병이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5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오늘의 수업과제는 ‘기체’. 낙하산과 열기구, 로켓 등의 원리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곤충과학자가 꿈인 조성민(14) 군은 “과학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다”며 “과학의 원리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기다려진다는 장 상병은 “항상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한다”며 “지식보다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업만족도는 어떨까. 이석현(14) 군은 “친구처럼 다정한 군인 선생님들의 설명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며 “`방과 후 학교'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방과 후 학교에 신청한 27명의 학생 출석률은 거의 100%에 이른다. 자발적으로 신청한 것도 한 이유지만 가정의 대소사가 아니면 좀체 빠지는 일이 없다. 성적도 올라 학생과 병사, 교사들의 만족감도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단순히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병사들은 감수성 예민한 학생들에게 대학생활 이야기와 자신의 중학교 시절 추억 등을 이야기한다. 또 공부방법이나 진로에 대한 조언도 하며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있다.

군부대 멘토링을 담당하는 추치엽(1학년 부장) 교사는 “최근 2년간 멘토링을 실시한 결과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이 11.9%에서 5%대로 줄었다”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습력을 길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교사로 참여하는 총 11명의 병사들은 철저한 사전준비 후 학생들과 수업한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의 예봉(銳鋒)을 피하기 위해서다. 병사들은 일과시간이 끝난 후 틈틈이 짬을 내 `방과 후 학교'에서 가르칠 내용을 점검한다. 부족한 시간은 연등을 실시해 미리 문제를 풀어보고 멘토 병사들이 모여 더 나은 학습방법에 대한 토의도 한다.

현재 133공병대대는 아이티 유엔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파견을 나간 상황이라 부대 근무여건이 빠듯하다. 여기다 훈련과 교육 시간까지 더해져 늘 바쁜 나날이다. 그러나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단 하루도 빠짐 없이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다.

멘토링을 총괄하는 신우범 대위는 “훈련이나 휴가 등의 이유로 결원이 생길 때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항상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부대 내 우수 자원을 선발해 대민학습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준식 심석중학교장-가르치는 병사와 학생

“‘군인 멘토링’은 군·민이 하나의 교육공동체를 이룬 모범 사례입니다.”

심석중학교 김준식 교장은 자매부대인 133공병대대와 교류하면서 기초 미달 학생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군에 대해 우호적인 느낌을 갖게 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과외 경험이 있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연구수업을 병행하면서 교육 마인드를 심어줬다”며 “가르치는 병사와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장은 휴일도 반납하고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병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심석중학교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받았고, 군부대 멘토링제는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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