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온천대축제 5일간의 따뜻한 설렘 ··· "피로야 가라"
9~13일 대전 최초·최대·최장의 '축전' , 불꽃쇼·LED거리 등 볼거리 풍성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백제 땅의 한 젊은이가 신라의 침입으로 군문(軍門)에 들어가게 된다. 청년은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포로로 잡혀 가지만 천신만고 끝에 홀어머니 곁으로 돌아간다. 좋다는 약을 다 써 봐도 아들의 부상에 차도가 없던 어느 날 하늘에서 학 한 마리가 떨어지기에 가보니 그 곳에 뜨거운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학이 그 물에 날개를 적시더니 곧 나아진 듯 다시 하늘로 날아갔다. 어머니가 그 물을 신통하게 여겨 아들을 씻기니 며칠 후 상처에 딱지가 지기 시작하고 곧 완쾌됐더란다.
조선 태조와 태종 등이 찾아 목욕을 했던 곳으로 사록(史錄)이 남아 있기도 한 유성온천의 유래다. 1989년 9월 ‘제1회 유성온천문화제’에서는 설화에 나오는 학을 형상화한 ‘학의 자리’라는 대리석탑이 건립되기도 했다.
◆23년 유성온천축제 역사, 대한민국 온천대축제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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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대축제 기간 유성 관내 8개 호텔들은 각각 장미탕과 쑥탕, 녹차탕 등 건강 테마탕을 운영한다. 40% 할인된 가격에 테마탕을 즐겨볼 수 있다. 유성구청 제공 |
온천대축제는 행정안전부가 지방의 모든 온천지역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개최하는 전국 단위 축제로 6월 말 유성구가 선정됐다. ‘천년 역사의 온천’이라는 도시브랜드와 온천기반시설 그리고 오랜 전통이 자타공인을 받은 셈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온천축제는 ‘함께 즐겨유! 건강해유! 행복해유’를 슬로건으로 13일까지 5일간 계속되며 지역 경계를 넘는 행사이니만큼 대전 최초·최대·최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먼저 축제 공식 개막일(10일) 최장 시간의 디지털 불꽃놀이가 대전 밤하늘을 물들인다.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 당시와 비교하면 5분 더 길어진 것으로 윤도현밴드와 다비치, 태진아, 안치환 등 유명가수들의 축하공연이 끝나고 오후 9시 50분 시작된다.
이미 유성의 명물이 된 족욕체험장은 기존 50㎡에서 94㎡로 확대되면서 최대 규 모를 갖추게 됐다. 동시수용인원은 170명으로 늘었고, 소나무 경관조명과 발 건조시설 등은 안온한 족욕 분위기를 만든다.
지역 최초의 행사는 ‘어가행렬’ 재현이다. 10일 오후 4시 온천문화로를 가득 메울 태조 이성계의 어가 행렬에는 자운대 교육사령부 등이 참여해 온천특구 유성의 역사를 생생히 전달하라는 특명을 수행한다.
대전에선 처음으로 가장 길게 도입된 코끼리열차(트램카) 2대는 온천축제장부터 대전컨벤션센터까지 갑천 둔치 8㎞를 왕복 운행한다. 각각 승객 72명을 태울 수 있다. 12일까지 계속되는 ‘대전세계조리사대회’를 오가며 음식과 온천을 번갈아 체험하는 왕복여행이 가능하다.
◆60여 개 주요 및 부대프로그램에 체험행사부스도 77종 1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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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의 명물 ‘족욕체험장’은 이번 온천대축제를 통해 두배 가까이 확장됐다. 소나무 경관조명과 발 건조시설 등도 추가돼 방문객 편의를 높였다. 유성구청 제공 |
이번 온천대축제는 크게 메인무대와 두드림공연장, 온천로 등 세 곳에서 주요행사가 열린다. 모두 60여 개에 이르는 공연·경연 등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전국 온천 가요제’다.
온천가요제는 10일 오전 10시 메인무대에서 예선전에 이어 11일 오후 8시 본선이 진행된다. 금·은·동상 등 5명에게 주어지는 시상금만 해도 모두 400만 원이다. 대상(1명)자는 메달과 상금 200만 원을 손에 쥐게 된다.
12일 대한민국 육군본부 군악의장대대의 평화콘서트(메인무대)에서는 80인조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사운드를 뽐낼 예정이다. 초대가수로 버즈(민경훈)와 아웃사이더 등이 무대에 올라 민·군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만든다.
13일은 유성구민들의 한판 잔칫날이다. 오후 6시 30분 메인무대에서 열릴 ‘유성 인구 30만 돌파 비전선포식’이 그것이다. 허태정 유성구청장과 주민대표 등 11명이 유성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30만 돌파 구민 등에게 기념품을 전달한다.
식후행사로 가수 조항조와 강진, 소명 등이 출연하는 세대공감 트롯콘서트가 계속된다. 이밖에도 11일 생활체조 경연대회와 뷰티헤어쇼, 12일 청소년들을 위한 가요·댄스 등 문화한마당과 3대3 농구대회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어느 축제에나 빠질 수 없는 체험코너가 온천대축제에서도 대규모로 마련된다. 어디가 어딘지 몰라 관람객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부스 설치를 단순화했다. 종합안내소부터 쭉 직진으로 길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이 길은 곧 온천탑과 족욕장, 두드림공연장을 지나는 직선 구간이어서 체험하다가 중간에 잠깐 쉬고, 또 허기 좀 달래고 다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전체 행사장을 긴 직사각형으로 생각하고 직진만 하면 된다는 얘기다.
온천수 표면장력 체험을 비롯해 온천수 아이스크림 및 물로켓 만들기, 친환경 증기보트, 무지개 원리체험 등 행사기간(10~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구미에 당기는 부스에 들어가면 된다. 한 부스당 체험시간을 30분만 잡아도 4일 내내 돌아다녀야 전부 체험할 수 있다. 일부 부스는 재료비 수준의 참가비(2000∼3000원)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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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유성 핫페스티벌 중 퍼레이드 행사에 참가한 자운대 소속 군인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축제 제대로 즐기려면 뭐니 뭐니 해도 온천에 몸 담가 봐야
1981년 온천지구로 지정된 유성은 모두 29개 온천공에서 온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유성온천수는 화강암의 단층균열층을 따라 지하 200m 이하에서 분출되며 섭씨 27~56도를 왔다갔다하는 고온 열천이다.
또 온천수에 함유된 성분은 60여 종에, 산성도(pH) 7.5에서 8.5사이 약알칼리성 단순천으로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더 유명하다.
심신증이나 자율신경, 가벼운 울병, 갱년기 장애 등의 경우 온천요법의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고, 그 다음으로는 류머티스, 신경통 등에 좋다고 한다. 그 전에 의료기관에 들러 세밀한 진찰을 받는 것은 필수다.
온천요법은 보통 하루 서너 번 온몸을 담그는 전신목욕법과 처방에 따라 온천물을 마시는 음천법이 있는데 유성온천수는 음용허가를 받지 않아 마실 순 없다.
이와 함께 유성 관내 호텔들은 장미탕(유진호텔) 및 쑥탕(리베라·레전드호텔), 녹차탕(계룡스파텔), 허브탕(아드리아·경하온천호텔), 솔잎탕(인터시티호텔), 약초탕(유성호텔) 등 건강 테마탕을 축제 기간 중 운영하고 이용료를 40% 할인해 줄 계획이다.
무엇보다 온천을 찾을 때는 개인별 신체상황이나 계절 등 요인을 잘 파악해야 한다. 입욕시간 또한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엔 10~15분이 적당하다. 목욕 후에는 몸을 닦아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체온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 식염천이나 피부병 환자는 예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