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계급장 다는 날은 ‘우리 동네 잔칫날’환영의 장으로 확 바뀐 신병 수료식 풍속도
육군7사단이 전군 처음으로 지난달 29일 강원 화천종합운동장에서 연 신병 수료식에서 어머니가 계급장을 달아 주며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부대제공) |
대표적인 변화는 수료식을 부대가 아닌 영외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것. 지난달 29일 강원 화천종합운동장. 신병훈련을 마친 육군7사단 훈련병들의 수료식이 가족 친지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인원은 어림잡아 1000여 명. 공식적 행사 외에 군악대 밴드 공연과 피복·장갑차 전투 장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모와 친지들이 직접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 주고 꽃다발과 축하도 건네며 기념 사진도 함께 찍었다. 장교 임관식처럼 엄숙하기만 했던 예전의 수료식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 같은 풍속도는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는 물론 강원 삼척, 경기 파주 등 사단별 신병교육대가 있는 부대로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말 12개 훈련소에서 시범실시하던 영외 면회제를 올해부터 전국 35개 신병훈련소로 확대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새로운 수료식은 신병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값지고 평생 잊지 못할 통과의례가 됐다는 게 한결 같은 반응이다. 신병들은 군인으로서의 확고한 사명감을 갖고 기분 좋게 첫 출발을 하고, 부모들은 걱정 없이 군에 자식을 맡길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지역단체·주민 큰 호응 숙박·교통비 등 대폭 할인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더욱 긍정적이다. 7사단은 한 해 22~24차례에 걸쳐 대략 5000명의 신병을 배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면회객만도 1만5000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초대형 호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화천군은 영외면회 편의를 위한 화천 가이드맵을 만들고 각 부대별로 나눠주고 있다. 장병과 신병 우대 업소 명판을 붙이고 환영 펼침막까지 걸었다. 음식업 지부와 협의해 음식값도 깎아 주고 있다. 신병 수송용 버스 3대를 지원하고 철도공사와 협의해 열차테마펜션 이용료도 숙박 30%, 당일 50%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이 같은 풍속도는 23사단이 있는 강원 삼척시에서도 나타난다. 사단은 삼척 호텔·온천과 협약을 맺어 병사와 가족에게 50%까지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면회객과 병사들이 자발적으로 이용 후기를 올려 가장 저렴하면서도 편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까지 생겼다.
서병배(학군30기) 육군본부 홍보담당 장교는 “신병 사기진작과 전투력 강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심리적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차원에서 영외면회와 수료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