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리더십 끊임 없이 소통하라
구성원·제대 간 이해 증진 … 최강 전투력 발휘한다
육군1군단이 경기 파주 직천리 사격장에서 개최한 포병전술전기 경연대회에서 장병들이 105㎜ 자주포를 이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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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자)이 예하부대 및 관련 부대와 원활한 소통을 하지 않고는 정확한 결심을 할 수 없다. 소통은 구성원과 제대 간 상호 이해를 증진시켜 유대를 강화하고 유기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상·하·좌·우로 지휘관 및 참모가 소통하기 위해 지휘관(자)은 효율적인 수단과 방법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소신껏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참모·예하 지휘관과 막힘 없이 소통하라
전투지휘에서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의사소통이다. 지휘관과 참모는 상황과 정보를 공유해야 할뿐만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한 공동의 사고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휘관은 예하 지휘관에게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뜻이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복명복창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휘관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휘관은 예하 지휘관과 참모들이 자신에게 부담 없이 건의하고 제안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건의된 내용은 가급적 수용해 적극 조치하되 수용이 곤란할 때는 그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지휘관은 이처럼 부단한 소통으로 예하 부대의 제한사항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해소해야 한다.
무선망 감청으로 작전반응 시간을 단축하라
긴박한 전투 상황에서 상급부대의 정보에만 의지한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장 상황을 기민하게 파악할 수 없다. 전체 전투 국면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선망 감청을 통해 상급 및 인접 부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당장 작전에 투입되지 않은 부대도 항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전체 작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상급 지휘관의 명령이나 지시가 없어도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무선 감청을 하다가 필요시에는 즉시 무선망에 등장해 자기 부대가 무엇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작전반응 시간을 단축하고 부대의 노력을 통합할 수 있다.
수평적 교신으로 소통을 강화하라
수평적 교신이란 예하부대들 간의 횡적인 의사소통을 말한다. 수평적 교신으로 인접부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상급부대의 모호한 명령이나 지침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수평적 교신은 상호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하며, 지휘관의 결심을 받지 않아도 되는 예하 부대들 간의 협의사항에 대해 지휘관의 개입 없이도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인접부대와의 전투지경선 설정, 접촉점 설치, 전방 방어선 설정 등 난해하고 세부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또한 예하부대들 간에 생길 수 있는 이해관계가 자율적으로 조율되도록 함으로써 협조된 작전이 가능하다.
<최정호 대령·육군 리더십센터>
※ ‘전장 리더십’은 육군 리더십센터 홈페이지(http://26.1.1.40:2003/org/new-leadership/index.html)에서 ebook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실전 사례
나의 작전 계획은 도박이 아니다
1950년 9월 5일 육군2군단장인 유재흥 장군은 영천 지역이 무너질 경우 전 전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군단장은 예하 1·6사단장과 군단 참모장, 작전참모 등을 모아 놓고 긴급히 작전회의를 열었다.
군단장은 “영천전투는 오늘밤이 고비다. 만일 영천선이 무너지면 우리도 부산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각각 1개 연대씩 차출해 군단에서 집중 운용할 방침이니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단장의 결심에 1·6사단장은 현 전투력으로는 책임지역 방어도 힘겨운데 1개 연대씩을 차출한다는 것은 전 전선에서 위기를 자초하는 도박과 마찬가지라고 군단장의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군단장은 또다시 “적의 주공 방향이 영천 정면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북한군이 영천을 점령한 뒤 여세를 몰아 대구나 경주 방면으로 공격 방향을 전환하는 데 대비하기 위해서는 영천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각 사단에서 1개 연대씩 차출한다는 것은 결코 도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참7-0-12, 한국전쟁사(상)
무선망 감청을 통한 능동적인 전투협조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중작전을 시작하기 하루 전인 1991년 1월 17일 아침, 7군단장 프랭크 중장은 1보병사단에서 현장지휘를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군단장은 랜드리(준장) 참모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상황을 무선으로 보고받았다.
“55대의 이라크 전차가 쿠웨이트 국경을 넘고 있음. 현재 남서쪽인 하피르 알바틴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집트 연합군과 교전 중임. 이라크군의 선제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임.”
상황보고를 마치자마자 이를 감청하고 있던 군단의 히트(대령) 11육군항공여단장이 무선망에 등장했다. 히트 여단장은 “군단 통신망을 감청하고 있다가 랜드리 준장의 보고를 들었음. 필요하다면 2대의 아파치 헬기를 30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시키겠음”이라고 보고했다.
이와 동시에 현재 적과 가장 근접해 있던 2기갑수색연대장 홀더 대령도 군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전방을 정찰하고 적과 접촉을 유지하겠다”고 보고했다.
유무선을 통해 실시간에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졌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군단의 모든 지휘관이 지휘망 감청으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