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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장비 착용한 예비군… 전투감각 되살린다

육군5군단전우회 2011. 10. 5. 07:50

예비전력 정예화의 산실 육군3야전군 쌍용훈련

현재 육군개혁의 일환으로 부대구조 개편과 예비전력 정예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원사단의 전시동원절차 숙달과 작전계획 시행능력 향상 등을 위해 지난 1977년부터 시작된 쌍용훈련도 달라지고 있다. 동원사단의 개편에 따라 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 부대가 조정됐고 예비군의 수가 줄어들면서 이들의 정예화도 절실해졌기 때문. 이에 올해 쌍용훈련은 육군3군사령부 통제로 전후반기 두 차례 실시됐다. 특히 전시동원절차와 작전계획에 따라 실전적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을 통해 쌍용훈련이 예비전력 정예화의 해답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방일보는 5ㆍ6일 이틀에 걸쳐 예비전력 정예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올해 쌍용훈련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지난달 6~8일 실시된 쌍용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이 작전지역에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대항군에 맞서 치열한 공방전
을 펼치고 있다.

 

▶달라진 쌍용훈련

지난달 7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의 한 야산. 전투복을 입고 마일즈(MILES : 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장비를 착용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현역 장병들의 훈련모습처럼 보였지만 방탄헬멧 뒤로 삐져나온 긴 머리카락이나 꽉 끼는 전투복 등으로 이들이 예비군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훈련 중인 예비군들의 모습은 현역 장병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탕! 타다당 탕! 탕!”

현역 장병들로 구성된 대항군의 사격이 시작되자 이들은 현역시절 몸에 밴 전술적 행동을 보이며 훈련에 임했다.

한동안의 공방이 이어지다 ‘삐~이익!’ 하고 동료의 전사(戰死)를 알리는 마일즈 장비 신호음이 들리자 주위 예비군들의 얼굴이 긴장감으로 얼어붙기도 했다.

또 그 즉시 엄폐물을 찾아 재빨리 기동, 대응사격을 시작하는 예비군들의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엿보였다.

이 장면은 육군72사단이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투입한 가운데 실시한 올해 하반기 쌍용훈련의 한 장면이다.

이번 훈련기간에는 사단의 전 현역 장병과 동원 예비군 3500여 명이 참여했다. 보병연대는 연대별로 1개 대대씩이 완편됐고 포병연대는 2개 대대가 완편됐다. 거기에 더해 훈련 참가 전 장병에게 마일즈 장비를 지급하고 대항군을 별도로 운용해 쌍방 교전을 실시하는 등 전장에서의 개인 전투수행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쌍방기동훈련 외에도 주야간 연속 작전계획수행훈련을 통해 작전지역 지형 정찰, 장애물 설치, 각개전투, 주야간 포탄사격 등 직책별로 전투수행절차를 숙달했다. 또 적 화학탄 투하에 따른 아군 전·사상자 처리를 위해 정밀 인체 제독을 실시하고 전·사상자 분류소 등도 운용했다.

훈련에 참가한 이병훈(24) 예비역병장은 “마일즈 장비로 훈련해 보니 실제 전장에 있는 것 같았다”며 “전투준비 중 우리를 습격한 대항군들에 맞설 때 나도 모르게 조건반사적으로 대응사격과 은폐·엄폐를 하면서 현역 시절 전투감각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대 관계자는 “이번 쌍용훈련에서 예비역과 현역이 혼연일체가 돼 훈련에 매진한 결과 부대 전투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왜 달라져야 했나?

“육군3군사령부가 주관한 올해 쌍용훈련은 실로 감동적인 훈련이었으며 특히 후반기 훈련은 쌍용훈련의 최종 완결판을 보여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예비군들이 감동하고 피부로 필요성을 느끼는 훈련이었으며 군사령관을 포함한 군단장ㆍ사단장ㆍ연대장들은 훈련현장에서 전투능력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한편의 전쟁 드라마를 감상하는 계기가 됐다.”

“쌍용훈련장에서 보여준 예비군의 역할은 미군이 이라크전에서 보여준 능력 이상으로 그 전투수행능력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동원사단을 3군 그 어떤 지역에 투입하더라도 군사령관이 신뢰할 수 있는 예비전력이라는 것과 각 군단장들은 작전지역의 방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예비전력임을 각인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쌍용훈련을 지켜봤던 각급 지휘관들의 평가다. 이런 극찬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올해 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이런 결과를 예상한 건 아니었다.

훈련시작 전 올해부터 쌍용훈련의 통제권를 육군본부로부터 넘겨받은 3군사령부의 고민은 컸다.

앞으로의 통합전투력 운용 극대화를 위한 상부구조 개편과 연계해 육군이 핵심전력 위주로 재편된다면 예비군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될 것이지만 예비군의 수는 정예화 계획에 따라 현재의 3분의 2 이하로 조정이 예고돼 있는 현실. 거기에 더해 부대 확장과 손실에 따른 보충 전력으로 백여 개 대대 규모의 동원보충대대 창설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예비전력이 전시 전승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예비군의 전투력 향상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예비군의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훈련인 쌍용훈련이 최근 몇년간 동원훈련 일정이 짧아지면서 사단 전 인원을 동원할 수 없게 됐고 훈련내용 역시 일반동원 훈련과 차이가 없는 훈련으로 일관돼 왔던 게 현실이었다.

이에 이홍기 3군사령관은 쌍용훈련의 틀을 과감히 바꿀 것을 지시했다.

현역ㆍ예비역 장병들에게 부담을 주는 훈련이 아니라 훈련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동원사단의 신념과 전통을 이어주는 훈련이 돼야 한다는 게 이 사령관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더불어 이 사령관은 ▲예비군 관리 중심이 아닌 사단장 중심의 사단 통합훈련 ▲작전지역에서 실시되는 전 제대 동시 사단 작계훈련 ▲군단의 사단훈련 주도 ▲통합 전투력을 발휘하는 훈련 등을 주문했다.

이 같은 이 사령관의 지침에 따라 군사령부는 올해 초부터 훈련지침을 예하부대에 하달하고 전 군단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거쳐 훈련모델을 제시하는 등 오로지 훈련부대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훈련성과를 거두게 됐다는 게 군사령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떻해서 달라졌나?

이 사령관의 지침에 따라 군사령부는 우선 확실한 훈련목표와 요망수준을 설정했다. 동원사단에 부여된 작전지역 방어임무수행 능력을 구비하고 사령관 요구 시 임의작전지역으로의 전환부대 역할과 작전준비태세를 완비하는 것을 훈련목표로 세운 것.

이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토의를 거쳐 ▲사단에서 대대에 이르는 전 제대 동시 전투수행 훈련을 통한 전시 사단 단위 통합전투력 운용 능력 제고 ▲실전적 상황 조성 및 과학화된 사단, 연대급 지휘 및 참모활동 절차 숙달 ▲대대급 전투감각 및 전투수행 절차 반복 숙달 ▲훈련 종료 시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한 사단 수준 달성 등의 훈련중점을 마련하고 각급부대에 하달했다. 하지만 수준 높은 훈련 목표와 요망수준, 훈련중점을 설정하더라도 예하부대가 실행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공염불.

이에 군사령부는 실행 가능한 훈련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실행 가능한 훈련을 위해 충분하고도 완전한 상급부대의 지원과 추가지침 등을 마련한 것.

특히 이 사령관을 비롯해 군단장과 전 동원사단장ㆍ연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훈련사단 현장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부대증편 시 핵심과제와 훈련효과 달성 방안, 실전적인 대항군 운용 방안,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실전적 대대급 훈련 방안, 작전계획 시행훈련 및 성과 극대화 방안, 사단ㆍ연대 지휘소 훈련강화 방안, 동원 응소율 저조 시 완편 및 전 제대 동시훈련 방안 등 6개 과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최상의 훈련모델을 작성, 추가지침으로 하달, 예하부대의 훈련실행 여건을 보장했다.

 쌍용훈련은
1977년 시작된 쌍용훈련은 동원사단을 완전 편성해 전방의 작전지역으로 이동, 작전계획을 실행해 보는 훈련이다. 동원사단의 동원절차와 전방의 작전지역까지 이동하는 절차를 숙달하고 전방의 작전지역에서는 실제 작전계획을 적용해 훈련하는 전시에 대비한 실전적 예비군 훈련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과거 2군지역의 동원사단이 2개 축선을 따라 전방군단으로 전개해 투입되는 모습이 머리가 두 개 달린 쌍용과 같다 해 명명됐고 2006년부터는 일부 동원사단이 개편되고 법적 훈련일이 2박3일로 조정됨에 따라 3군동원사단 위주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