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위국헌신상] 묵묵히 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대는 진정한 군인입니다, 충성!
위국헌신(爲國獻身)상은 국방부와 조선일보가 안중근(安重根) 의사 순국 100주년과 조선일보 창간 90주년을 맞아 2010년 제정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자기 본분을 다하는 참 군인과 국방·안보 분야 발전에 기여한 군무원·연구원들에게 수여한다. 상 이름은 안 의사의 유묵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에서 따왔다. 충성·용기·책임·헌신·창의 부문으로 나눠 각각 2명씩 수상자를 뽑고 주한미군 중에서 1명을 선정, 한미동맹상을 수여한다. 올해 제2회 시상식은 3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진급과 각종 선발에서 특전이 주어진다.
- ▲ 조선일보와 국방부가 함께 제정한 위국헌신상 제2회 수상자들 면면. 가운데 ‘위국헌신(爲國獻身) 군인본분(軍人本分)’은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유묵(遺墨) 중 하나로 ‘나라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란 뜻이다.
[충성부문/이우진 대위] 임관 후 줄곧 GOP만 지킨 최전방 말뚝이
2002년 임관(육사 58기) 이후 군 생활을 모두 15사단과 3사단 등 최전방 GOP 초소에서 소초장과 중대장으로 근무해 '전방 말뚝이'로 통한다.
2009년 3월 철책에 다가가 월북을 시도한 일본인을 재빠른 초기 대응으로 현장에서 잡아내 군사령관으로부터 "휴전 이후 GOP 월북자 체포 작전 중 가장 완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5월에는 사곡천에 빠져 떠내려가는 초등학생 2명을 구해내는 등 군 안팎에서 군인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안중근의사 숭모회 활동을 오래 이어오고 있으며, 고 강재구 소령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재구상' 44회 수상자다.
연세대 기계공학과 석사 과정으로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쓴 논문이 대한기계학회 우수논문으로 뽑히기도 했다.
[책임부문/김종엽 중령] 군 의식 전환 이끄는 아이디어 창고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육군 중령·학군 22기)으로 군 의식 전환에 대해 고민하며 참신한 제안을 쏟아냈다. 군 복무 중 느꼈던 군 내 의식·문화·제도·정책 등을 모아 '주간 따뜻하고 뜨끔한 메일'이란 개인 저널을 만들고, 동료 선후배 2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정책연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신세대 병영 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중점 과제로 삼도록 기여했다.
'강한 친구 대한민국 육군'이란 구호로 육군 브랜드 사업을 최초로 시도해 2008년 한국 PR 대상과 육군 참군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유명 의류업체 디자인을 무료로 지원받아 병사 체육복을 산뜻하게 개선한 일화가 유명하다. 국가 공익사업 명칭이나 슬로건 공모에도 적극 참여, 지금까지 8건 당선작을 낸 '아이디어 창고'다.
[창의부문/정경남 준위] 국산 항공기 단점 극복할 장비 개발해
3년의 시행착오 끝에 KT-1 항공기 엔진에서 나오는 인체 유해 가스 차단 장비를 고안해 2008년에 대통령상을 받았다. 29년간 공군 정비사로 근무하며 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늘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평가. 정 준위는 "국산항공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엔진 점화계통 시험장비와 엔진 밸런싱 장비 보조 작업대를 제작하는 등 정 준위의 노력으로 군은 연간 4억55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그는 "고쳐야 할 점이 발견되면 쉬는 시간을 쪼개 연구했다"며 "정비사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상 상금 200만원을 육군 헬기 사고 희생자를 위해 선뜻 내놓았고, 월드비전과 심장재단에 6년째 총 582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준사관 87기로 임관했다.
[용기부문/박태정 중령] 3000시간 비행 기록… 탐색 구조 전문가
3000시간이 넘는 비행기록을 가지고 있고, 지금껏 70여 차례 대민 지원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한 탐색구조의 전문가다. 공사 38기다.
2006년 미 F-16기가 군산 앞바다에 추락했을 때 탐색구조비행 전대 비행대장으로 항공기를 투입해 조종사를 무사히 구조해 냈다.
2010년 공군 작전사령부 탐색구조 계획통제 담당으로 3월 천안함 사건과 6월 강릉 F-5 항공기 해상추락 사고 시 생존자 탐색 및 구조계획을 직접 수립·통제했다.
작년 7월부터는 233 탐색구조비행대 대장으로 근무하면서 백령도·대청도 등지에서 구조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
박 중령은 "천안함 사건 등에서 순국한 전우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언제든 발생할지 모르는 탐색구조임무를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상/마스커리 중령] 한·미 패밀리 데이 주관 兩軍 화합에 기여한 '패밀리 맨'
7공군사령부 인사·근무처장으로 근무하며 '패밀리 맨'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가족동반 프로그램을 기안해 한국에서 근무하는 미군의 가족들을 한국에 초청하고, 한·미 군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미 패밀리데이 행사도 주관해 양군의 화합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2011년 좋은 이웃' 표창 제도를 기획하는 등 오산 및 주한미군 지역사회를 위한 계속적인 지원활동을 해 왔다. 본 업무에도 열심이다. 2010년 을지연습과 2011년 키리졸브 연습에서 병력 현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등 핵심역할을 했다. 마스커리 중령은 지난 2007년부터 계속 한국에서 복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에도 너무나 소중하고, 개인적으로도 평생 함께할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났다"며 "한국에서 복무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창의부문/오경원 대위] 구축함 무기 부품 개발 예산 200억 절감
조선대 항공우주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06년 해군 소위(사후 101기)로 임관, 신기술 개발연구자이자 해군 속초함 기관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2008년 구축함에 탑재되는 근접방어 무기체계인 골키퍼 포신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부품을 자체 개발, 200억 정도의 군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기관장 역할을 하면서 연구활동도 쉬지 않았다. 2007년 '수중 알루미늄 표면처리에 따른 접착 성능 향상에 대한 연구' 논문을 ICCM(국제복합재료학회)에서 발간한 학회지에 게재하는 등 국내외 총 6건의 논문을 실었다.
입대 전 민간 산업체 연구소에서 일했던 그는 "국방 기술은 언제나 동시대 어떤 분야의 기술보다도 최첨단에 서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성부문/이진욱 중령] 2009년 탑건 출신… 모든 전투기종 탑승
1993년 임관(공사 41기) 이후 18년간 전투비행대대에서 전투기 조종만을 맡아온 '하늘의 수호자'다.
F-5, F-4D에서부터 F-15K까지 현재 공군이 운영하는 모든 전투기종을 탑승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부터 공군 최신·최강의 전투기 F-15K 교관 요원으로 활동하며 이 기종의 조기 전력화에 기여했다.
2001년에는 야간 훈련 중 안동 하회마을 부근에서 엔진 결함으로 화염에 휩싸여 추락하는 전투기를 야산으로 선회하고 탈출에 성공, 대형사고를 방지했다.
2009년에는 매년 1명을 선발하는 공군 최우수 조종사(Top Gun)에 선정됐다.
그는 "전투기는 적의 지휘부를 타격해서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는 핵심전력"이라며 "조종간을 놓는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 바쳐 충성하겠다"고 말했다.
[헌신부문/최재룡 중사] 10년간 450회 봉사활동 나눔 실천
그는 군 입대 당시 신장장애 1급 아버지와 시각장애 6급 어머니 걱정에 늘 마음이 불안했다. 그러나 그의 부모가 주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2001년 육군 하사(현임 33기)로 임관한 그는 지난 10년간 주말을 이용, 지체장애시설 등을 돌며 450여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인터넷 봉사활동 모임 '하얀 천사들의 마을 광주 예그리나'를 만들어 500여 회원과 함께 봉사·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2005년부터 31사단 신병교육대에 근무하면서 강한 신병이 강군(强軍)의 지름길이라는 믿음으로 신교대 지도 체계에 끊임없이 혁신을 주려 애쓰고 있다.
부대 밖에서도 '내가 곧 군이다'라는 좌우명 아래 생활한다.
[헌신부문/오이석 준위] 7400시간 무사고… 비행·정비 베테랑
1984년 10월 항공 준사관(회전 23기)으로 임관한 뒤 500MD와 B0105 헬기 교관 조종사와 비행평가관으로 근무한 비행·정비 분야 베테랑이다.
1998년 문산·파주지역 집중호우 때 폭우 속에서도 헬기를 몰며 마을 주민 10여명을 구출해냈다.
지금까지 74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갖고 있다. '지구를 30바퀴 돌 수 있는 거리'라는 게 그의 자부심이다.
지난해 김태영 당시 국방장관과 집단 간담회 중 "군 복지 개선에 좀 더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한 게 나중에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순직 후배 조종사들 사후 처리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써 후배들 사이에 '큰형님'으로 통한다. "큰 사고 없이 군 생활을 하고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건 다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