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주임원사 워크숍'… 부사관의 책무·역할 재정립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이 11일 열린 육군 주임원사 워크숍 중 ‘참모총장과의 대화’에서 전투형 강군 육성을 위한 전투위주의 부사관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
육군이 11일 ‘육군 주임원사 워크숍’ 개최를 통해 부사관의 책무 변화를 천명하고 제도개선의지를 밝힌 것은 부사관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방환경 변화에 부응
육군은 지난 1999년부터 종합발전계획을 추진, ‘하사관’이었던 명칭을 ‘부사관’으로 개정하고 장교와 동일하게 임관장을 수여하는 등 부사관 위상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하지만 이에 걸맞은 역할 수행을 위한 인식 전환이 부사관은 물론 장교·병사 사이에서도 미흡했던 것이 사실.
국방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부사관의 역할 재정립 요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 부사관 구성비가 13.3%에서 25.0%까지 점진적으로 높아지면서 중요성이 증대된 데다 지식·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미래 전장환경에 부합하는 역할 정립이 필요해진 것. 하지만 ‘지휘관(장교)의 보조역할’ ‘부대관리 위주의 임무수행자’라는 인식은 잔존해 있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육군은 부사관의 책무와 역할을 재정립했다. 여기서 책무란 ‘육·해·공군 부사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역할·권한·책임·의무 등 포괄적인 개념’이며 역할은 ‘권한·책임·의무의 개념이 수반되는 ‘직무’로서 육군의 특성을 고려해 실천하고 행동해야 할 구체적 지침’을 말한다.
육군이 마련한 부사관의 책무 재정립(안)은 부사관을 ‘부대의 전통을 유지하고 명예를 지키는 간부’에서 ‘군 전투력 발휘의 중추’로 바꾸는 것. 육군은 부대 관리에 초점을 맞춘 기존 책무를 개정해 줄 것을 국방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역할 재정립(안)도 책무 재정립과 맥을 같이한다. 부사관의 기존 역할은 병 기본·주특기 교육과 내무생활 지도, 병 신상 파악과 인사관리 전담, 부대 시설물·장비·보급품 관리와 각종 안전사고 예방 활동이었다. 하지만 재정립(안)에서 부사관은 소부대 전투 지휘자, 부사관·병 교육훈련 교관, 전투장비 운용 전문가,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부대 관리자, 전투위주의 부대전통 계승·발전자로 규정됐다. 모든 것이 전투를 중심으로 재배치된 것이다.
▶제도개선
인식변화와 제도개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육군도 인식변화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이중에는 진급제도 개선안이 눈길을 끈다. 우선 전투직위 지휘추천 상층을 30%에서 40%로 조정했다. 또 장기근속자에게 유리한 근속기간 및 진급연차 점수는 삭제, 연차보다 전투기량과 능력이 우수한 인재가 선발되도록 표준평가요소 배점을 개선했다. 전투직위의 필수직위 기간을 조정해 장기간 보직자에게는 보직기간별로 경력평가를 우대하고 실제 격오지 근무자와 주 5일제 미시행 부대 격오지 점수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훈련부사관에 대한 인사관리도 대폭 개선했다. 기본임기 3년 중 해임사유 및 결격자를 제외한 전원에게 장기복무와 진급 기회를 부여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대목. 보직 만료자는 야전부대 위주로 보직해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훈련부사관 휘장을 지속적으로 달고 ‘올해의 훈련부사관상’을 3명에서 18명으로 확대하는 등 사기증진책도 내놨다. 주임원사 선발 기준에서는 ‘가급적 해당 부대 선임자’라는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교육훈련 및 전투기량 우수자’와 ‘체력등급 2급 이상자’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창끝부대 강화
35세 이하 젊은 부사관 중 상당수가 행정직에서 근무, 중대급 이하의 전투력 발휘가 제한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전투기량과 능력이 우수하고 젊은 부사관을 전투직위 보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대대급과 중대급에 전투직위의 젊은 부사관을 우선 보직하되 부대 성격과 개인 능력·여건에 따라 조정할 여지는 남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창끝부대 전투력 발휘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초임하사를 대대급에 대폭 보충키로 했다. 올해만 해도 임관한 초임하사 3195명 중 2685명을 1·3야전군으로 보충했고 보병·포병·기갑 등 전투병과 초임 하사를 대대급에 우선 보충했다.
앞으로는 초임 하사를 처음 보직할 때 분대장 직위 외에는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올 후반기 전투특기 부사관을 1200여 명 모집해 분대장을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