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군단전우회
2011. 7. 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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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병장 레바논평화유지단 |
“하나, 둘, 셋, 넷.” 오후 4시가 되면 동명부대에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힘찬 구령소리다. 부대는 매일 체력단련으로 5㎞ 달리기를 실시하는데 35도를 넘나드는 이곳 레바논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원이 매일 가볍게 완주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명확한 목표가 있고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고 평가하는 좋은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동명부대엔 이것을 가능케 해준 비법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개인목표평가서’ 제도다. 개인목표평가서는 ‘시간은 쪼갤수록 많아진다’라는 말처럼 1분 1초를 헛되게 보내지 않도록 우리를 자극하고 자각하게 해 준다. 이것은 일일 단위로 부대생활, 육체건강, 정신건강, 가족사회건강, 자기계발이라는 커다란 범주를 나누어 놓고 이에 따라 세부적으로 그달에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해 두는 것으로 시작되며 일일단위 실천 후 자가 평가를 실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평소 왜소한 체격과 부실한 체력을 극복하고자 육체 건강이라는 범주에 80퍼센트 이상 집중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의욕이 앞서서 일일 단위 목표를 달성했었지만 차츰 게을러지고 하지도 않은 운동도 했다고 거짓 평가하는 일이 많았다. 한 달이 지나고 평가서를 보면서 거짓투성이인 나의 평가서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다음달부터는 열심히 운동하고 부족한 어학학습에 이르기까지 내가 계획한 목표 실천에 전념했다.
부대생활면에서는 하루에 한 명 이상 웃으면서 전우를 칭찬하는 스마일칭찬운동을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를 따르는 선후임병들이 늘게 됐고, 평소 가족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자주 연락 하지도 않던 내가 이제는 일주일에 3~4회 정도 안부전화를 드리게 됐다. 그 결과 가족과의 관계도 한층 더 두터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읽은 책은 10권이 넘는다. 하루 한 문장 영어를 암기한 결과 150문장 가까이 외웠다. 무엇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육체 건강 부분인데,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무려 5㎏가량 증가시켰으며, 누구나 봐도 부러워할 정도의 건강하고 튼튼한 몸이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내 군 생활은 한층 의욕적으로 변모해 갔다. 의미 없이 보낸 지난날과는 달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었고, 이제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해졌다. 그때부터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목표가 있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오늘도 나는 레바논에서 국위선양하며 나의 목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