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마을’ 40년 만에 부촌으로 변모
ㆍ대성동마을 가구당 소득 농촌 평균의 2배 넘어
서해지역 휴전선 인근에는 아직까지도 군부대의 통제를 받고 출입하는 농촌마을이 3곳 있다. 대성동마을과 통일촌·해마루촌 등이다. 이 중 대성동은 남측 비무장지대(DMZ)에 존재하는 유일한 마을로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20일 현재 대성동마을에는 56가구 201명, 백연리 통일촌은 151가구 419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전에 거주했던 주민들을 위해 1998년부터 조성된 해마루촌은 61가구 166명이 생활하고 있다.
과거 ‘두메산골’로 통했던 이들 마을은 최근 부촌(富村)으로 변모했다. 자치단체의 지원을 등에 업고 청정환경을 이용한 특산물 생산과 안보관광지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휴전선 인근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에 위치한 경기 파주시 통일촌에서 운영 중인 ‘메주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에 도시 학생들이 참여해 마을 주민의 설명을 듣고 있다. | 파주시 제공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마을의 가구 당 연평균소득은 5000만원으로 같은 해 전국 농민들의 연평균 소득인 3212만1000원보다 훨씬 많다. 대성동마을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이 6700만원으로 가장 높고 통일촌(4500만원), 해마루촌(4000만원) 순이다.
대성동마을의 전체 경작면적은 4.83㎢로 농가당 면적은 11.23㏊에 이른다. 논농사가 주업이다. 주민 대부분이 대규모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기계화 영농이 꽤 발달했다. 대성동마을 주민들은 납세 의무가 면제돼 타 지역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받고 있다.
통일촌은 농경지 면적이 2.44㎢로 농가당 경작지는 3.08㏊. 이곳 주민들은 농사 외에 마을 공동으로 농산물직판장을 운영한다.
통일촌 마을 이장 이완배씨(59)는 “1973년 처음 마을에 입주할 당시에는 주민들이 교대로 마을 경비를 서고 여성들도 1년에 한번씩 사격 훈련을 했을 정도로 외부와는 단절돼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었다”면서 “지금은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품들의 인기가 좋아지고 관광객 출입도 쉬워져 생활수준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해마루촌은 1998년부터 조성된 실향민 1세대를 위한 정착촌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로 10만여㎡에 조성된 곳이다. 현재 61가구 166명이 살고 있다.
해마루촌 주민들 가운데는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상징물과 벽화등이 꾸며지고 있다. 해마루촌은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을 형태가 ‘높은음자리표’ 모양이다.
해마루촌은 농촌체험마을과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돼 있어 도시민들 누구나 출입 절차를 거쳐 방문이 가능하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으로 식당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들 3개 마을 주변에는 임진각과 1978년 발견된 제3땅굴, 북한의 기정동마을과 송악산이 보이는 도라산 전망대 등 안보관광지가 조성돼 있어 농가소득 증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