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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도 끌리는 `군대 이야기`

육군5군단전우회 2011. 6. 29. 00:22

뮤지컬 `스페셜 레터` 연극 `삼등병` 나란히 무대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군대생활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다. 그 기억이란 누군가에겐 상흔으로 누군가에겐 추억으로 남아 흐린 날의 신경통처럼 끈질기게 찾아온다. 올 여름 두 편의 군대 이야기가 찾아온다.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워크숍에서 쓰여졌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굳이 닮은 곳을 찾자면 내무반이 배경으로 등장한다는 정도랄까. 유쾌한 뮤지컬 `스페셜레터`와 놓치기 아쉬운 연극 `삼등병`을 소개한다.

◆ 스페셜 레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는 여성들이 가장 질색하는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찌 보면 위험할 수도 있는 이 소재를 다뤄 대학로의 간판 코미디로 자리잡은 뮤지컬 `스페셜레터`가 세 번째 시즌을 개막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편지 한 통에서 풀려나온다. 남보다 늦게 군입대를 앞둔 스물일곱 살의 정은희는 어느날 김상호 병장이라는 사람에게 정성어린 편지를 받게 된다. 알고보니 동갑내기 친구 철재가 군대에서 은희를 소개해 준 것. 어이없는 러브레터에 당황하면서도 군대에 늦게 가 고생하는 철재를 위해 눈 딱 감고 답장을 써준다.

펜팔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다. 면회까지 부탁하는 김 병장의 요구에 은희를 짝사랑하는 후배 순규가 대신 부대를 방문하기에 이른다. `우정의 무대`에서 투혼의 무대를 보여준 끝에 포상휴가를 나온 김 병장은 결국 순규와 데이트까지 하게 된다.

이 작품은 짬밥, 휴가, 걸그룹, 축구, 우정의 무대, 야간근무 등 군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보기 좋게 엮어 줄기차게 내달린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군대문화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화법이 기가 막히다. 가령 `군대스리가`의 가사는 이런 식이다. "미대 출신 손들어봐 미대 나온, 강 일병은 축구장에 금그어라. (…) 작전지시 시작한다 강 일병은 수비수야, 최 상병은 미드필더 나는 역시 스트라이커."

쉴새없이 웃음이 터지고, 군대에서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애인에게 전화기를 부여잡고 우는 군인의 모습으로 안타까움까지 일으키는 이 영리한 뮤지컬은 초연 이후 줄곧 여성관객들에게 더 큰 호응을 받아왔다. 이번 시즌에는 그룹 클릭비 멤버 김태형과 록그룹 야다의 멤버였던 장덕수가 남자 주인공 은희 역을 맡는다. 7월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 (02)764-8760

◆ 삼등병

`삼등병`은 대학로의 주목받는 연출가로 자리잡은 성기웅이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과학하는 마음` `소설가 구보씨의 1일` 등을 연출한 그가 극작과 연출을 맡아 대학로 데뷔를 한 것도 이 작품을 통해서였다.

삼등병은 낯선 땅, 푸른 제복에 몸과 마음이 구속돼 `비인칭 주어`로 살아야 하는 청년들의 씁쓸한 기억들을 더듬는다. 좀처럼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주인공 윤진원과 그의 파트너로 지루한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다. 그 때문에 극의 많은 부분은 13초소의 철책 앞에서 풀려나온다.

여리고 감수성 예민한 신병 윤진원은 첫 야간 보초근무를 말년 병장 조태기와 서게 된다. 연극배우 출신으로 `파수꾼`에 출연한 적 있었던 조태기는 우연히도 윤진원 역시 대학 연극반에서 같은 연극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조 병장은 곧 떠나가고 시간이 흘러 말년 병장이 된 윤진원 앞에는 탈영까지 저지른 신병이 나타난다.

극 중 극으로 이강백의 `파수꾼`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소극장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군대라는 공간을 그리다보니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긴 하지만 청춘을 저당잡힌 그 시절을 포근하게 감싸안는 미덕도 있다. 사회의 축소판인 군생활을 통해 현실의 부조리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묵직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7월 1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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