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새로운 꿈을 꾸다 육군1사단 박한길 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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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길 상병 육군1사단 |
우리의 삶은 맑은 날씨처럼 행복하고 달콤한 캔디 같은 날도 있지만, 폭풍우가 몰아쳐 고통인 것처럼 쓰라린 날도 있다. 나에게 입대 전의 시간은 고통과 어둠의 시간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다. 여느 친구들처럼 화목한 가정 속에 내가 하고 싶은 태권도를 열심히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강도에 의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그렇게 나의 방황은 시작됐고 고등학교 때는 오토바이 사고가 났다. 그 사고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태권도를 그만두어야 했고 1200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빚을 졌다. 빚 갚을 능력이 없던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하면서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방황의 시간 속에 내 가슴에는 반항심만 가득했고 아버지와의 관계도 멀어져 갔다.
시련의 시간 속에서 20살이 되던 해 군에 입대했다. 입대하자마자 임진강 경계작전을 담당하는 강안부대에 배치됐다. 아버지는 군 복무 당시 임진리 소초에서 근무하셨는데 나 역시 임진강 경계 근무를 하며 아버지와의 군 생활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고 대화도 많아져 사이가 좋아졌다. 부대가 임진강 경계작전을 끝내고 철수하면서 제2 신교대대로 개편됐다. 난 신병들을 훈련하는 조교가 되고 싶었지만 ‘고등학교 중퇴’라는 학력이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중대장님께서는 나를 믿어주셨고 그 덕분에 조교로 선발됐다. 군 생활을 하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검정고시를 준비해 대학에 가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2월부터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 기초지식이 전혀 없던 나에게 공부는 난제였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꼭 합격해 대학에 가고 싶었다. 중대장님은 나를 위해 공부할 여건을 만들어주셨고 힘들어하는 내게 늘 용기와 힘을 주셨다. 행정보급관님은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했고 특히 내가 약했던 수학과 과학은 조용주 병장과 박찬영 상병이 직접 가르쳐주었다. 2개월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시험을 준비해 4월 시험에 응시해 지난달 내가 꿈꾸던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달콤함을 맛보게 됐다.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꿈을 이룬 지금 나에게는 새 목표가 생겼다. 내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준 군의 장교가 되는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2년 뒤 3사관학교에 지원할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멋진 지휘관이 되고 싶다. 항상 격려해 주신 중대장님, 행정보급관님을 비롯한 여러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