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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빨간 날은 단 하루다 육군36사단 이민우 이병

육군5군단전우회 2011. 6. 7. 18:26

 

 

이민우 이병
육군36사단

 

100원짜리 불량 식품 하나에도 마냥 신났던 유년 시절에 내 생각은 이랬다.

‘6월 6일은 빨간 날. 고로 학교 가지 않는 날. 근데 이상하다. 사람들이 6·25, 6·25 하는데 왜 6월 25일은 빨간 날이 아닐까?’ 3월 1일 삼일절, 8월 15일 광복절같이 특정 일을 명명하면 그날이 특별한 날이라고 미뤄 짐작하던 그땐 6·25도 그런 ‘특별한 날’인 줄 알고 있었다.

군대에 와서 절실히 느끼는 것이지만 그동안 6·25전쟁에 희생된 민족의 숨결을 간과하고 살았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로 많은 역경과 내부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6·25전쟁만큼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사태는 심각했고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나라를 지켰고 이렇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문득 생각해 본다. 만약 그때 내가 군인이었다면? 남자인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새삼 참전용사들에게 벅찬 감사를 느낀다.

있어서는 안 되는 날이지만 잊어서도 안 되는 날 6월 25일. 군대에 와서 비로소 깨달은 6·25의 진실과 실체적 정황을 듣고서야 뒤를 돌아보고 그들에게 감사하게 됐다. 나라를 지켰다는 것. 이 땅 위에 내가, 우리가 다리 뻗고 잠잘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 것 모두 그들의 고결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최근 사촌 동생들이 우리 집에 왔기에 혹시나 해서 6월 25일이 어떤 날인 줄 아느냐고 물어봤다. 두 명 모두 초등학생인 사촌 동생들은 말했다. “6·25? 전쟁이잖아” “그래 맞아. 근데 누구하고 누가 싸운 건지 알아?” “음… 몰라.”

이렇듯 중요한 알맹이가 쏙 빠진 6·25전쟁에 대한 인식. 비단 이런 인식은 연령층을 막론하고 우리 중에도 다수가 그럴 수 있는 문제다. 그날 동생들에게 어느 정도 6ㆍ25에 대해 알려줬지만, 어딘가 쓴웃음은 감출 수 없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감에 책임이 있다. 바로 우리를 이 시대에, 이 좋은 환경에 있게 한 과거의 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것이다. 그들이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쟁의 전사자들을 위한 달 6월. 6월 6일에 그들을 위해 감사하고 잠시나마 묵념을 올렸으면 한다.

그리고 6월 25일엔 지난날을 상기하며 그날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

끝으로 현재 6·25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디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늦게나마 그분들이 흐뭇한 표정으로 하늘에서 당신들이 지켜낸 위풍당당한 대한민국을 볼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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