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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종합행정학교 차지영 대위 성공 교육은 마음 나누기

육군5군단전우회 2011. 6. 1. 19:42

 

차지영 대위
육군종합행정학교

아쉬움이 남는다. 열심히 했는데 왜 그렇게 조는지…. 방법이 잘못됐나? 너무 빨리 진행했나? 교육이 끝나면 늘 좌절감을 느낀다. 아니 패배감이다. 왜 번번이 실패할까? 교육이 끝난 후에도 장병과의 어색함이 가시지 않는다. 왜일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부대 집중정신교육 기간에 초빙교육을 하게 됐다. 병사들에게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장애인 친구를 부대로 초청했다. “두 발로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땄어요”라는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된 그 친구는 어린 시절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어려움은 많았지만 잘 이겨냈고 희망 전도사가 되기 위해 지금은 신학대학을 다니고 있다. 강의 초청을 받은 그는 많은 사람 앞에 선 경험이 없다며 떨었다.

하지만, 친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두 팔이 없는 저는 군대에 올 수 없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럽게 이어나갔고 어느새 장병들의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강연이 끝나고 장병 소감문을 받아보니 “건강하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군대에 올 수 있어 감사하고 군 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두 팔이 없는 장애우이고 그렇다고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 그 친구는 자신의 살아 있는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교육을 했던 것이다.

친구는 어떻게 알았을까? 경험도 없다면서…. 친구의 강연을 통해 “교육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의욕에 앞서 지식만 전달하려고 했다. 그러니 장병들이 흥미를 느끼고 마음을 열 리 없다. 군 선배·전우·누나로서 내 마음부터 열었어야 했다. ‘군인정신’을 가지라고 설명하기 전에 ‘여자도 당당하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입대한 나의 이야기라도 먼저 했어야 했다.

여기 고군반에서 교육준비하고 발표하면서, 그리고 다른 동료들의 교육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교육이란 내가 느끼고 감동하지 않으면 진솔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은 ‘콩나물의 물주기’라고 하지 않던가. 퍼붓는 물이 시루 밑으로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어느새 콩나물은 훌쩍 자라있는 것처럼 장병들에게 정신교육이라는 물을 흠뻑 부어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과 정신이 성숙해지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복적으로 마음을 나누려는 노력이 아닐까. 지금까지 지식만으로 다가갔던 실수를 반성하면서 이제 야전에 가면 마음을 나누는 교육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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