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속에서도 18일 충남지역 곳곳에서는 장마로 인한 피해 농가에 각계의 복구지원 손길이 잇따랐다.
부여군은 이날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을 비롯한 직원 45명이 호우피해를 입은 부여읍 정동리 조달원(45)씨의 멜론 비닐하우스 7동에서 줄기제거작업 등 복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고 밝혔다.
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직원 45명도 세도면 가회리 민경준(50)씨의 비닐하우스 8동에서 침수로 수확이 어려운 방울토마토와 줄기 등을 걷어내고 새로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내부정리를 했다.
군청 재무과 직원 12명은 산사태로 축대와 장독대 등이 파손된 양화면 입포리 김갑순(99) 할머니 집에서 응급복구를 펴는 등 생활불편이 없도록 주택 주변을 정리했다.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재학생 20여명은 장암면 상황리 조남훈(59)씨 수박비닐하우스 6동에서 넝쿨 등을 걷어내며 복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는 등 각계의 복구지원 손길이 잇따랐다.
부여군에는 지난 10일 하루동안 평균 225㎜의 비가 내리는 등 폭우로 벼 897㏊와 시설채소 77㏊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일부터 쏟아진 비로 큰 피해를 본 논산지역에서도 민.관.군이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논산시에 따르면 장마피해가 집중된 성동면 개척리와 광석면 천동리에서 지난 16-17일에 공무원 1천여명과 육군 32사단 장병, 논산의용소방대원, 육군항공학교 학생, 쌘뽈여중 학생 등 500여명이 복구작업에 나섰다.
이 지역은 수박과 멜론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4천700여동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이들은 빗물에 고장이 나 작동을 멈춰버린 기계를 수리하거나 비닐하우스 내에 이리저리 엉켜 있는 넝쿨을 정리하고,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된 하우스를 철거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아침 시간대에만 잠깐 작업이 가능한 상황이라서 복구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천동2리 농민 김모(61)씨는 "군인과 학생들이 찾아와서 물이 찬 수박을 많이 걷어내줬다"면서도 "아직 복구가 덜 됐는데도 무더위로 인해 수박과 멜론이 썩어들어가면서 나는 악취로 제대로 된 작업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기관 관계자들은 이날 토양관리와 병해충 방제, 재파종 등을 컨설팅해주는 등 행정 당국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충남도청 직원, 논산세무서, 양촌면 공무원과 이장단 등 400여명이 수해 농가를 찾아 복구 작업을 도왔으며, 국립식량과학원 직원 40명은 전문가의 보수가 필요한 딸기 수경재배 시설을 찾아 복구해주기도 했다.
논산시는 수해 지역의 수인성 전염병이 도는 것을 막으려고 매일 소독을 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는 한편 침수가옥에 손 세정제, 살균제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딸기묘 포장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본 딸기 농가를 위해 농업기술센터가 딸기묘가 남는 농가와 부족한 농가를 연결해 주는 방식의 '딸기묘 은행'을 운영하기로 했다.
논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물에 잠기면서 묻은 흙덩어리를 맑은 물로 닦아내고, 주기적으로 탄저병 방제를 해야 한다"며 "딸기연구회와 무농약딸기협의회원 등을 통해 딸기묘를 생산해 부족분을 보충하겠다"고 말했다.